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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lsj8238) 중등부 우수상

문학을 사랑하는 9년 지기 친구, 혜인이에게

혜인아, 안녕? 나 수진이야.
우리가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같은 반이 된지도, 중학교를 입학해서 학교 교정 앞에서 수줍은 듯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은 지가 아직 엊그제 같은데 곧 있으면 벌써 졸업 사진을 찍게 된다니, 시간도 정말 금방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첫 입학식을 했을 때, 우리는 아주 경사진 오르막길을 걷고 걸어 도통 헷갈리는 반을 찾느라 미로 찾기 하던 그 날이 생각나지 않니? 새 교과서를 받고, 선생님, 처음 보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저 새로운 환경이 낯설기만 했는데 지금은 1학년, 2학년. 그리고 우리는 지금 3학년이 되어 여러 후배를 맞이하게 된 것도, 아마 너도 “벌써?” 하고 실감나진 않을 거야~.

우리가 초등학교 5학년 이었을 때였나? 같이 같은 반이 되어 독서 신문도 만들고 선생님께서 어떤 공연장에도 초대해주셨는데, 햄버거 세트도 먹고~, 감미로운 노래들을 들으며 기념사진 두 장을 찍었던 기억. 선생님이 춤을 췄었을 때 아직도 피식하고 입가에 웃음이 절로 번지고, 사진이 타임머신이라 그런지 이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그 날이 필름처럼 생생해. 집에 놀러 와서 밥에다가 열무김치도 잔뜩 먹기도 하고. 꽃이라면 송이송이 피어나는 추억들…….

그런데 지금은 곧 있으면 다가오는 중간고사, 그리고 기말고사 그리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많은 시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잖아. 범위도 많고 공부할 과목도 많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열심히 달려 보는 게 어떨까?
우리 반 선생님은 요즘 성적 비중이 고입대비에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그래서 인지 시험이 중요하다며 강조하시지. 특목고, 인문계, 특성화 등등 고등학교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향후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느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싶니? 음…, 너희 반 선생님께서 진로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 시간 날 때 여쭤보고, 미래에 대한 진학과 꿈을 정해서 내게 알려주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시간도 시간이지만 봄내음 물씬 풍기는 벚꽃 나무 아래에서 봄을 만끽한 것도, 연분홍빛으로 물들여진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탓인지 체육 시간에 여러 명이 삼삼오오 모여 즐거워했던 적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 곧 5월이라니…. KTX처럼 잡아도 잡히지 않을 듯한 시간도 시간이지만, 요즘 들어 책에서 본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각나네.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우리 앞에는 공부할 책들이 그득 쌓여 있겠지?
초등학생 때는 5과목 밖에 치지 않았는데, 요즘은 11과목을 시험을 치르니까, 암기할 과목들과 분량도 셀 수 없이 많지만, 그래도 5월에는 우리가 즐거워할 일이 많잖아?
토요일, 일요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상상으로도 아직 초등학생 동심으로 되돌아가는 거 같아~. 시험 열심히 치르고 입가에 활짝 피는 웃음으로 만끽하자고. 그래, 웃음꽃.

중학교 3학년이라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여러 가지 포부가 많이 생기게 되는 거 같아. 벌써 2개월이 그렇듯 말이야. 도덕 책, 중간고사 범위 내에서 도덕적 의무, 도덕적 지식, 긍정적인 자아상, 여러 철학자들의 명언들 등을 많이 공부해서 너도 알겠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점은 주체적으로 배의 선장처럼 나를 지휘해야한다는 점이야. 남이 시켜서 하는 객체의 삶보다는. 어떤 일에 떠밀려서 할 때 그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긍정적인 자아상도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 알지?
예를 들면, 에디슨. 공부하다가 문득 읽어보았는데 에디슨은 너도 알거야. 위인전으로도 나오는 분. 공부를 그렇게 썩 잘하지는 못했대. 그런데, 필라멘트를 만들면서 1000번의 시도를 했지만 다 실패했다고 해. 과연 우리였다면 이쯤에서 포기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은 인내심과 끈기가 요구되는 걸거야 하지만 그 실패를 자신은 필라멘트가 되지 않은 경우를 1000가지 발견했다고 말했대. 대단하지.
“티끌 모아 태산.” 과목도 많고 공부할 과목이 많더라도 조금씩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면 좋은 결과는 따르는 법 일거야.

혜인아! 우리 저번에 동아리의 날 때 ‘우아한 거짓말’이라는 영화 봤을 때 기억나니?
네가 초등학생 때 김려령 작가의 원작소설을 읽었었다고 했던.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던 천지와 만지, 중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구성되고 있는 소설 말이야. 영화를 보기 전에, 나도 원작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용을 쉽게 이해가 되더라고. 그 날도 하나의 추억이라, 앨범 속 사진처럼 평생 잊지 못할 거야.
Half is done. 늘 매일매일, ENJOY YOURSELF.
그럼 안녕~.

2014. 4
친구 수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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