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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비 (darmvi) 중등부 우수상

내가 나에게

담비에게.
안녕. 담비야. 늘 나와 함께하는 너이지만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해. 어쩌면 내 편지를 읽고 많이 놀랄지도 몰라. 색다른 느낌이 들 수도 있지. 하지만, 나는 너에게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걸? 이런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쓰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끄니,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할게.

먼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정말 기쁘고 입꼬리에 미소가 지어져. 행복하다는 사실, 너도 잘 알다시피 난 지금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설레임으로 마음을 채우고 있잖니? 그리고 너는 내가 행복할 때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알겠지. 우리는 언제나 함께하며, 늘상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이니까.
마침, 행복이라고 하니까 떠오른 글이 있어. 며칠 전에 내가 썼던 '행복하다'라는 글 읽어보았니? 읽어보았으리라고 생각해. 그 때 너는 내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행복감에 젖어서 글을 쓸 때, 함께 글을 쓰며 글나라에 올리기까지, 그 자리에서 함께한 너잖아. 그리고 그 순간뿐만 아니라, 글의 소재가 되는 내가 살아가는 가운데서도, 너는 나의 친구이자, 그림자같이 나를 언제나 따라다니는 존재였지. 하지만 나는 무슨 말로도 너를 표현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나와 너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짓지만, 나는 너를 단지 거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

물론, 어릴 적 나의 상상에 의해서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말이야. 물론, 난 여전히 상상하기를 즐겨. 그때보다 훌쩍 자란 지금도 내 머릿속은 여러 가지 상상으로 붐비고는 해. 그때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것 같더라. 그런 너와 나, 서로를 쳐다보면서 깔깔거리고 웃곤 하지, 너도 잘 알다시피 말이야. 하지만, 글 쓰는 것과 상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너와 함께 있는 나로써, 때로는 네가 나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고는 할 때가 있어. 물론, 난 좋지 않은 의도로 말하는 게 아니야. 네가 읽으면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랄게.

나는 네가 가끔씩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것 같다고 생각해. 하지만 때로는, 너무 들떠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난 네가 종잡을 수 없는 감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그것 때문에 덩달아 나도 힘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네가 네 자신한테 의존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 것 같아. 네가 네 자신을 너무 믿다가, 금방 지쳐서 안 된다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얼른 포기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 같아서, 너를 어떻게 해서라도 돕고픈 마음이 들더라고. 오늘 여기서 편지를 쓰면서 다시 한 번 서로를 돌아볼 수 있던 것 같아.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가 너무 좋고, 사랑스럽게 여겨져.

지금, 이 편지를 읽어볼 담비야!
내가 홈스쿨링을 하면서, 너와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너와 실컷 이야기도 하고, 너와 나만의 시간도 생긴 것도 그렇고. 난 이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 지금쯤 편지 다 읽었지? 답장 부탁해, 그 답장 꼭 간직할게. 사랑해!
그럼 이제 줄일게. 안녕!

2013.4.17
담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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