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

안녕하세요? 전 '잎싹' 이라고 하는 암탉이에요. 이름이 신기하다고요? 사실은 제가 지은 이름인데요. 제가 살았던 양계장 안에선 아카시아 나무가 보였어요. 눈송이처럼 꽃들이 지면 초록색 잎사귀만 남고 또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었다가 조용히 지죠. 하지만 잎사귀는 바람과 햇빛을 맘껏 받아들여서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또 떨어진 뒤에는 썩어서 거름이 되지 않던가요? 그 잎사귀가 얼마나 부럽던지 전 비밀스럽게 제가 지은 제 이름을 간직하게 된 거예요. 꿈이 있는 사람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결코 시들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저에게도 꿈이 있었답니다. 말하기 쑥스럽지만 전 제가 낳은 알을 딱 한번만이라도 품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주인 아줌마는 알을 낳기가 무섭게 가져가 버렸고 전 매일매일 알만 낳아야 하는 신세였어요. 알을 따뜻하게 품어서 찬란하게 탄생하는 병아리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제 꿈이 너무 엄청난 것이었을까요?
저는 결국 제 꿈을 이루기 위하여 닭장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들판으로 나오게 되지요. 고마운 친구 청둥오리 '나그네'를 만났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격스럽고요, 마당으로 나온 제 삶의 커다란 변화를 결코 후회하지 않아요. 왜냐고요? 전 제 꿈을 이루었으니까요. 어떻게 제 꿈을 이루게 되었는지 알고싶지 않으신 가요?
제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고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소중한 꿈 이야기를 간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은 곧 아름다운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 모진 비바람을 이겨낸 사람들이란 사실을 여러분들도 깨닫게 되길 바랄게요.

마음에 남는 말이나 글

"하고 싶은 걸 해야지. 그게 뭔지 네 자신에게 물어봐."
어쩌면 앞으로 이런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것들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 작가탐구 ]]

황선미 작가는
1963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고, 어린시절 학교에서 동화책에 푹 빠져 혼자 캄캄해질 때가지 책에 푹 빠져 보기도 하였으며 집을 나가기도 했던 황선미 작가는  장편 위주의 힘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쓰고 있다.
<샘마을 몽당깨비>과<마당을 나온 암탉>이 대표적인 책인데 <샘마을 몽당깨비>는 우리 이야기 전통에 여전히 살아 있는 도깨비를 등장시켜, 인간의 이김심과 희생을 바탕으로 한 구원의 문제를 절절히,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 감상문 ]]

무엇을 꿈꾸며 살아가는가 ?

일상의 틀에 갇혀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고 오늘도 어제와 같이 습관대로 살아 간다.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갈망하는 지 잃어버리고 살아 온 지 오래되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러한 일상에 젖어 사는 삶에 경종을 울리게 한다. 품지 못하고 도둑맞는 알을 더 이상 낳지 않기로 한 잎싹이라는 양계장 닭은 어느 날 우연히 보게된 마당의 모습에 환상을 갖게 된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마당을 꿈꾸던 잎싹은 드디어 병들어 쓸모 없게 되어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아 양계장의 철망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알을 품어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족제비에게 잡아먹히게 된 오리의 알을 품는 것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 알의 아버지인 청둥오리의 보살핌과 죽음을 딛고 잎싹은 드디어 청둥오리의 알을 부화시키게 된다. 험난한 야생의 생활, 갈망하던 마당은 더 이상 잎싹의 희망은 아니다. 족제비로부터 새끼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가진 모성으로 거칠기만한 야생의 생활을 견디어 낸다. 암탉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새끼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극복해내고 새끼를 훌륭한 청둥오리로 성장시킨다. 족제비의 새끼들을 위해, 자신의 날고 싶은 꿈을 이루어 가는 하나의 과정인 죽음도 비장하게 느껴진다.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느 곳에서 서있는 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철장속에서 생명도 없는 알을 습관적으로 낳고 있는가, 아니면 마당에서 다른 동물의 눈치를 보며 비굴하게 오늘을 보내고 있는가, 아니면 험하고 모험적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롭게 뛰어 다니고 있는가.... 지금 나를 다시 한번 추스르게 하는 멋진 이야기를 선물해 준 황선미 작가에게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