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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몸 속을 청소한 키모 |
2004-0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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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작가님의 저학년용 장편동화 '아빠 몸 속을 청소한 키모' 줄거리입니다. 글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체험하여 나의 생활과 연관짓기 위해서는 원문(책전체의 글)을 다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덟 살 난 키모는 모험을 즐기는 남자아이입니다. 꿈도 장래의 모험가이고요. 그런데 키모의 엄마는 키모가 늘 불안했습니다. 혼자 쏘다니다가 사고라도 낼까봐서였습니다.
여름 방학식을 마친 아이들은 모두 신바람이 났습니다. 하지만 키모는 기분이 별로였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 아빠는 병원에 입원했고, 엄마는 키모를 아파트 안에 가두어 놓을 테니까요. 그래서 생각 끝에 키모는 모험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부엉이 나라, 언젠가 재미있게 읽은 동화책 속의 부엉이 나라를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깊은 산 속 부엉이 나라에 도착한 키모는 금돈이 열리는 나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나무는 없고 비가 쏟아졌습니다.
"나 좀 도와 줘, 부엉이들아!"
도움을 청하는 키모에게 부엉이들이 물건을 던져 주었습니다. 왕거미줄로 짠 밧줄, 자석 장갑, 운동화, 요술 빗자루, 흰 마스크와 페이저 총, 그리고 무전기, 배낭, 손전등, 안전 모자 등......하지만 비를 피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물건들이었어요.
"우산 없어? 우산을 달란 말야!"
투덜거리며 소리치는 키모에게 수리부엉이가 윗옷을 하나 던져 주었습니다.
"쳇."
키모는 마음에 차지 않지만 급한 대로 그 옷을 뒤집어썼습니다. 그러고는 커다란 나무 밑으로 가 비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옷의 단추를 채울 때마다 키모의 몸이 작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음?"
키모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다섯 개의 단추를 모두 채우자 좁쌀보다 더 작아졌습니다.
"안 돼!"
키모는 정신 없이 외치며 채웠던 단추들을 정신 없이 풀었습니다. 그러자 몸이 다시 커지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히야!"
정말이지 신기한 옷이었습니다. 입으면 작아지고 벗으면 원래의 모습대로 커지다니......키모는 그 요술옷을 배낭 속에 넣었습니다. 다른 물건들도 잽싸게 집어넣었습니다. 모험하는 데 필요한 물건들일 것 같아서였습니다.
"또 어딜 쏘다니다가 이제서 오는 거냐? 혼자서 쏘다니지 말라고 했지?"
집으로 돌아온 키모를 엄마가 꾸짖었습니다.
"지금부터 아파트에서 한 발작도 나가지 마!"
마침 어린이 유괴 사건 뉴스가 텔레비전에서 나오자 외출 금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키모의 양쪽 귀 밑에 동그란 멀미약 같은 전파 탐지기까지 붙여 주었습니다. 키모의 위치를 늘 파악하고 있기 위해서였어요.
지루하던 장마가 물러가자 친구들은 해수욕장에 간다며 좋아서 날뛰었습니다. 그러나 해수욕장은커녕 수영장에도 갈 수 없는 키모였습니다. 감시하는 엄마의 눈초리가 잠시도 떠나지 않을뿐더러, 아픈 아빠를 병실에 남겨 둔 채 놀러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를 간호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선 엄마가 밖에서 문을 철컥 잠갔습다. 집에 갇힌 키모는 작년 여름에 갔던 해수욕장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영복 차림으로 요술옷을 입었습니다. 그런 뒤 밧줄을 타고 거실에 있는 어항 벽을 기어올라갔습니다. 우거진 물풀 사이를 헤엄쳐 다니는 키모보다 큰 열대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꼭대기까지 기어오른 키모는 어항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습니다.
"야호!"
어항을 해수욕장삼아 한동안 신나게 놀던 키모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봤지만 화장실은 없었습니다. 몹시 급한 나머지 그만 어항 속에다 쉬를 해버렸습니다.
"너 어디에다 쉬를 하는 거야?"
"우리 마을을 더럽히면 누구든지 용서 못해."
열대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키모를 쪼고 물어뜯었습니다.
"으앗!"
키모는 비명을 지르며 어항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엄마는 아빠가 수술을 할지도 모른다면서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함께 슬퍼진 키모는 더욱 아빠가 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보다도 키모를 사랑해 주고 다정한 아빠여서 더욱더 그랬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어 죽겠어요. 엄마, 허락해 주세요, 네?"
키모가 사정 사정하자, 엄마는 마침내 아빠에게 가도 좋다고 허락했습니다.
해방이 된 키모는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요술옷을 꺼내 입자 개미만하게 작아졌습니다. 아파트 화단 위를 날아다니던 빨간 비행기(고추잠자리)에 올라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키모는 다시 요술옷을 벗었습니다.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아빠를 보자 마음이 어두워졌습니다. 담당 의사로부터 아빠의 나뭇잎(폐)을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 더욱 더 어두워졌습니다. 담배 연기에 그을린 나뭇잎을 청소해 주고 병균도 모조리 없애는 수술인데, 아무래도 수술이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나뭇잎 청소부만 있으면 수술을 안 해도 될 텐데......"
의사의 말에 어린 키모는, 나뭇잎 청소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빠의 몸 속으로 들어가서 병을 고쳐 주기로 결심을 한 것입니다.
페이저 총을 허리춤에 찬 뒤 요술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배낭을 짊어지고 나서 단추들을 끼우자 키모는 일개미처럼 작아졌습니다.
"가자!"
커다란 동굴(아빠의 콧구멍)을 향해서 출발했습니다. 절벽을 기어오르고, 언덕을 넘고, 숲을 헤쳐 동굴로 들어섰습니다. 동굴 속에 있던 온갖 병균들이 키모를 괴롭힐 때였습니다.
"야, 이 나쁜 놈들아!"
호떡처럼 생긴 괴물 호중구가 나타나 닥치는 대로 병균들을 삼켰습니다. 키모마저 삼키려던 괴물 호중구는 사람임을 알자 살려 주었습니다. 아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들어왔다는 키모의 말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키모는 호중구의 도움을 받으며 아빠의 나뭇잎을 향해 떠났습니다. 걷고, 기어오르고, 검은 밀림을 헤친 뒤, 또 다른 거대한 동굴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아래쪽으로 뚫린 그 동굴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했습니다.
키모는 밧줄을 타고 동굴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물 대신 질척한 죽으로 채워진 연못에 두어 개의 깍두기 섬이 솟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러봐도 아빠의 나뭇잎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균이 들어왔다!"
"저놈을 녹여라!"
연못이 외치며, 쏴아 시큼한 분수를 뿜었습니다. 키모가 병균인 줄 잘못 알고 녹여버리려는 것이었습니다.
"살려 줘!"
새파랗게 질린 키모는 밧줄을 타고 겨우 동굴 밖으로 탈출했습니다.
호중구는 키모를 붉은 곶감이 흐르는 강으로 안전하게 인도했습니다. 그러자 고마움의 표시로 키모는 호중구에게 무전기를 선물했습니다.
한편 키모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엄마는 손목 호출기의 단추를 눌러 보았습니다. 호출기의 신호를 따라 병원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키모는 병실에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호출기의 단추를 누른 엄마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빠 몸 속에 들어 있는 키모의 전파 탐지기에서 신호가 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게 사실입니까?"
엄마의 말을 들은 의사가, 인체 투시기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투시기의 화면을 들여다보던 의사도 놀랐습니다.
"지금 아빠의 폐를 향해서 내려오고 있는 중입니다."
흥분한 의사가 화면을 가리켰습니다.
붉은 곶감이 흐르는 강에 연잎배를 띄운 키모는 아주 조심스럽게 노를 저어 갔습니다. 그러다가 강변의 풀잎을 건드려 흰 걸레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호중구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에서 벗어났습니다. 엉뚱한 동굴로 들어갔다가 로켓포탄에 가루가 될 뻔하기도 했습니다.
모험의 길은 험난했습니다. 그 험난한 모험의 길을 헤친 키모는, 마침내 아빠의 나뭇잎 앞에 다다랐습니다.
"야호!"
너무나 벅찬 기쁨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손전등으로 나뭇잎을 비추자 끝없는 포도밭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들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습니다.
"아니, 우리 아빠의 나뭇잎이 아니잖아."
키모는 실망이 컸습니다.
"실망하지 마, 키모야. 겉은 나뭇잎처럼 보이지만 속은 포도밭이라구. 이 포도들이 숨을 쉬게 해 주는 거야."
"그래? 그럼 우리 아빠는 이 포도들이 병든 거잖아."
호중구의 말을 들은 키모는 요술 빗자루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쓰윽, 요술 빗자루가 지나갈 때마다 포도들이 다시 싱싱해졌습니다.
"아자, 아자자!"
아빠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는 키모였습니다.
오른쪽 나뭇잎을 깨끗하게 청소한 키모가 왼쪽 나뭇잎으로 옮겨갔습니다. 그 왼쪽 나뭇잎을 반쯤 청소했을 때였습니다.
"웬 놈이냐?"
아빠의 나뭇잎을 병들게 한 왕균들이 나타났습니다. 병균의 왕,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왕균들이었습니다.
"우리 음식에 손대지 마!"
험상궂은 왕균들이 독침을 뽑아들고 위협했습니다.
"나쁜 놈들, 받아랏!"
찌익, 키모의 페이저 총이 광선을 내뿜었습니다. 방방, 바바방, 바바바바......억! 어윽! 왕균들이 쓰러졌습니다.
"이놈!"
호중구도 닥치는 대로 왕균들을 집어삼켰습니다. 그러나 대단한 왕균들이었습니다. 한 발작도 물러서지 않고 악착같이 공격해 왔습니다. 동료들의 시체가 쓰레기처럼 널려 있는데도 끊임없이 공격해 왔습니다.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주 치열한 전투였습니다. 키모는 차츰 지쳐 갔습니다. 수없이 많은 독침이 요술옷에 꽂혔습니다. 자신만만하던 호중구도 힘이 빠졌습니다. 온몸은 상처투성이었습니다.
"여기는 호중구, 여기는 호중구! 대식이 나와라! 대식이 나와라, 오버!"
호중구가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별명이 청소기인 호중구의 친구 대식이가 나타났습니다.
"지금부터 청소를 시작하겠다, 하하하하!"
대식이는, 마치 물처럼 흘러 다니며 왕균들을 핥아먹었습니다. 아삭아삭, 맛있게 먹었습니다.
바바바방, 다시 힘을 낸 키모의 페이저 총에 왕균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쩝쩝, 닥치는 대로 삼키는 호중구. 아삭아삭, 왕균들을 핥아먹는 대식이. 용감한 세 용사들은 한 마리의 왕균도 남기지 않고 전멸시켰습니다. 마침내 승리한 것이었습니다.
"만세!"
"이겼다!"
승리의 기쁨도 잠깐이었습니다.
"잘 가, 키모야."
"잘 있어, 호중구야. 넌 천사가 될 거야."
눈물로 작별한 키모는 아빠의 손바닥으로 뛰어내렸습니다.
"키모야, 네가 나를 살려냈어."
아빠의 눈에서 커다란 물방울이 뚝 떨어졌습니다. 고마움의 눈물이었습니다.
"퇴원하면 너와 함께 해수욕장에 갈 거야. 아빠는 너를 사랑해."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아빠의 다정한 목소리였습니다.
키모는 허리춤에서 페이저 총을 뽑았습니다. 그러고는 초록색 광선으로 아빠의 손바닥에 이렇게 썼습니다.
- 아빠, 저도 아빠를 사랑해요! - <끝 >
 책이름 : 아빠 몸 속을 청소한 키모
이영 저/심창국 그림
예림당
정가 : 6,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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