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무나도 환한 존재였다.
흥건히 녹아버린 촛농에 의지한 채
필사적으로 주위를 밝히는..
너를 보면 나의 어머니가 떠오르곤 한다.
　
삼남매 키우느라 꽃다운 20대에 발품을 팔았던
성할 날 없었던 손 발이 추위에 갈라졌던
자신은 항상 뒷전이었던
나의 어머니가 떠오르곤 한다.
　
그 무엇이 너에게 희생을 강요하였는지
그 무엇이 어머니에게 희생을 강요하였는지
너의 뜨거운 불꽃을 볼 때 내 눈시울도 뜨거워 지는지
나는 알 수 없다.
　
한 평생 타오를 것만 같던
네가 작아지고 약해 지듯이
한 평생 우러러 보았던
나의 어머니도 작아지고 약해졌다.
　
네가 사라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촛농과 같이
나도 촛농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약해진 어머니를 지켜주는
그런.. 촛농같은 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