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떤 왕벌이
다른 작디작은 벌들한테 이르기를,

- 너희는 있잖아.
어떤 어려운 시험을 치루지 않고서는
우리 왕벌 모임에 들어올 수 없단다, 윙윙.


그 말에 다른 벌들 대답하여 이르기를,
-그렇나요, 윙윙. 우리를 위한 시험이기를, 윙윙.


그 말에 콧방귀, 한번 탁 뀌고는
그 왕벌 이르기를
-너희를 위한 시험이 될 수도 있고, 윙윙.


어떤 돌아다니던 벌이 말하기를
-그냥 사이좋게 꿀 나눠먹으면 안되나? 윙윙.


그 왕벌, 다시 한번 코웃음, 탁 치고는
-너희도 알잖아. 너희는 그럴 수 없다는 거. 윙윙.
너희들 중에서도 비행에 서투른 벌들이 있을거고
특별히 잘하는 애들이 있을텐데, 그게 무슨 말이람? 윙윙.


그 용감한 벌, 지지 않고 다시 말하되
-그러면, 각하. 벌 사이에 무슨 서열은 서열이오.
다 같은 벌이잖소. 저 벌은 꿀을 잘 만들수도 있고,
저 벌은 비행을 잘할수도 있고.


허나, 그 왕벌.
-네가 무얼 안다고 그러니. 우리 왕벌 사이에서는 특별한 꽃이 있고
파릇파릇 열매 돋는 것도 있으매, 시들어버린 꽃의 꿀이나 먹으라고
해야 되는 모자란 벌들도 있다.


그 용감한 벌의, 오랜 우정을 나눈 친구 말하여 이르되
-그게 무슨 소리요, 각하. 시들어가는 꽃들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고,
여기는 모자란 벌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소.
다 제각각 자기가 잘하는 일이 있었단 말이오.


그 왕벌, 머리끝까지 화가 나 성을 내며 소리치기를
-그래, 너희들 마음대로 살거라!!


모든 벌들이 좋아하여 이르되
- 그 시험을 보는 것은 애초 나쁘지 않았소! 왕벌이 한 말이 문제였소! 그렇소! 옳소!
왕벌은~ 평등한 벌집을 만든다더니 왜 그러는지~. 하고 곡조를 지어 노래를 흥얼거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