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베어
책상을 만들고
연필을 만들고
의자를 만들고


종이를 만들어서
책을 만들고
그것들을 이용해서
우리들은 공부하지.


뿌리뽑히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거리는
나무들의 아우성을 제끼고
미래의 꿈나무인 학생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누리고 살기 위해
수명을 늘리는 약을 만들어서
더욱 더 끙끙앓는 소리가 들려오지.


조금이라도 더
황제로서의 권위와 명예를 지키고자
죽지 않으려다가
이내 살아서 땅속으로 파묻히지.


겨울에 나는 귤을
미처 기다리지 못하고
봄에 나는 딸기를
미처 기다리지 못하여


파릇파릇 봄에는
너무나 상큼해서 떪어버린 귤을 먹고
추운 겨울에는
너무나 달콤해서 얼어버린 딸기를 먹지.


그렇지.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종의 방식이지.


자연의 방식을 꺾고
새로운 방법을 위하여
일탈을 행하는 우리 모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