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야, 하늘에서 잘 보고 있겠지?
바로 어제 너가 하늘로 갔잖아.
거북이는 수명이 약 100년 정도 되는데 왜 너는 벌써 갔니?
광복절에 우리 집으로 왔으니까 다섯 달 밖에 못지내고서는 왜 갔어?
너 가고 어제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해버리고 한 시간동안 울었어.
부피가 좋아하는 감마루스, 사료도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데..
또 이렇게 추운 계절에 왜 갔어? 그럼 무덤이 추울 거잖아. 차라리 가려면 좀 더 있다가 따뜻할 때가면 덜 춥지 않겠니?
어제 생명과학 수업하고 오는 길에 너 주려고 엄청 작은 돌 주웠는데 왜 하필 그 때 떠났니? 왜 갑자기 금요일만 해도 첨벙첨벙 물장구 쳤잖아.
거북이는 수명이 길어서 내가 죽은 다음에 죽을 줄 알고 사진도 두장 밖에 못 찍고 지금 남은 사진은 너의 텅 빈자리야.
내가 널 묻어주고 오는길에 친구들한테 전화 했어. 다 울지 마. 힘내. 이런 말만 하고 부피가 좋은 세상 갔을거야. 라는 말 해준 친구는 없었어.
그래서 더 슬펐어. 그래서 키우는 고슴도치,햄스터.. 얘들이 갔을 때는 얼마나 더 울까? 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년에 구입한 '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라는 책을 꺼내고 읽고, 너를 놔주기로 했어. 우는 것은 널 잡고 있는 거니깐,
아무리 일찍 갔더라고 해도, 난 너에게 아쉬운 것은 없더라고, 최선을 다해 키워주고, 최선을 다해 좋은 집 제공해주고, 최선을 다해 스트레스 받지않게 놀아줬잖아.
생각해보니까 너에게 못해준 것은 없더라고, 일찍 보낸것 말고는 말이야.
부피 넌 하늘에서 다른 거북이 친구들과 잘 지내지?
거기 있는 거북이 친구들은 나보다 착하지?
너와 같이 있던 동물친구들은 꼭 오래 살게 할테니,
거기 있는 거북이 친구들과 잘지내~.
난 널 있지 않을거야. 수의사가 되어서 생명 하나 하나의 수명을 늘릴게.
난 널 잊지 않을 테니, 너도 나 잊지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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