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둘째 수진이예요.
요즘 많이 힘드시죠? 팔 근육도 약해지셨고, 인대까지 늘어나셨잖아요. 전 아빠 팔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 미워요. 우리 아빠를 아프게 하고, 곱다 고운 엄마 눈에 눈물을 그썽거리게 잖아요. 저는 그 소리가 정말 미웠어요. 게다가 허리까지 자주 아프시니 저도 눈가에 눈물이 그렁거릴 때가 많이 있어요. 다행히 팔은 치료 받고 계시니 조금 안심이 되지만 제가 여태 아빠께서 허리가 아프다고 하실 때마다 제 할 일 해야 한다는 핑계로 허리 한번 주물러 드린 적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해요. 시험공부에 바쁜 언니에 비해 저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남는 시간이 많고도 많은데... 하지만 아빠께서는 저를 혼내신 적이 없으셨어요. 엄마께서 제게 꾸중을 해도 언제나 제 편을 들어주셨잖아요. 12살이나 되는 제가 아빠 눈에는 언제나 애기 같다고... 제게는 아빠가 언제나 수호천사였어요. 하지만 전 그런 딸 바보 아빠 의 쇠약해진 팔, 다리 한번 주물러 드린 적이 없었으니.. 정말 철 없는 딸이죠? 하지만 이제는 언제든지 아프다고 말하세요. 방학도 시작되었고 학교 다닐 때보다 남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딸 바보 아빠! 아빠께서는 언제나 제게 수호천사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철 없는 딸이 아빠의 수호천사가 되어 드릴 게요. 아프실 땐 아프다고 속상할 땐 속상하다고 말하세요. 제가 다 들어 드릴 게요. 일도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병원에 갇혀 살지도 몰라요~
딸 바보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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