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엄마, 안녕하세요? 저 딸 다현입니다!
엄마한테 편지쓰는것도 참 오랜만인것같네요. 오늘은 빼빼로에 관해 부탁드리려고 글을 씁니다. 이제 내일 모레면 빼빼로 데이에요. 그것도 천년에 한번뿐인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 하지만 엄마는 그런건 다 필요없다며 빼빼로 회사에 돈 기부하냐며 빼빼로를 더 이상 사지 마라고 하셨죠? 네, 저도 처음엔 충분이 샀다고 생각했는데요,
알고보니 그게 아닌 것 같아요. 딱 저희반 여자애들것만 10개정도 샀는데 보니까
제 친한 친구인 서영이, 지윤이, 수연이, 승현이 등 많은 친구들이 다른 반에 있었어요.
게다가 애들도 저를 만나기만 하면 "다현아, 빼빼로데이 기대해~ 줄게! 너도 줄거지?"
라고 해요. 아직 안 사서 "응" 이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어쩔수 없이 대충 웃고
넘어간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친구들에게 미안해졌어요.
이 뿐이 아니에요. 제가 아는 5학년 동생들중 몇몇은 저도 준다지 뭐에요?
언니로서, 한 학년 선배로서 하나 정도는 줘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엄마는 어쩌면 잘 이해가 안되실지 몰라요. 무슨 빼빼로를 돌리냐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고요. 하지만 전 빼빼로 하나로 모두가 조금씩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엄마 마음 잘 알아요, 그래서 저번 빼빼로 데이에는 거의 안사갔잖아요.
5개정도 밖에. 그렇지만 이번 빼빼로 데이는 좀 다릅니다. 똑같다고 생각되실진
모르겠지만 11년 11월 11일, 즉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니까 저도 이번 빼빼로 데이만 특별하게 많이 사가고 싶어요. 제가 저희반 애들만 나누어주면 저와 더 친한 다른 반
애들도 실망하게 될 거에요. 이왕 샀는데, 화끈하게 사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살때는 통크게 많이 사고 안살때는 자제하고, 이게 바로 공부때문에 지쳐있는
저희들이 잠시나마 빼빼로 행복해질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순간 빼빼로는 빼빼로가 아닐거에요. 빼빼로의 상징은 저희들의 '우정' 의 증거라고 생각됩니다.
꼭 빼빼로만이 우정을 다 표현할수 없을진 몰라도 그 때 그 순간만큼은 모두들
정말 기뻐할거에요. 엄마, 이번만 허락해주세요. 부탁드려요.
곧 있으면 기말고사입니다. 빼빼로로 친구들과 우정을 단단히 쌓은후 공부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셨다면 저에게 빼빼로를 살 수 있게
허락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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