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친구 도현이에게
도현아 안녕? 나 기억하니? 나는 가은이란다.
지금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그런 거야.
우편 엽서로 편지를 보내면 받을 수 있을 테지만 여기는 글나라라서 넌 못 보겠구나.
하지만 나름 정성을 다해 편지를 띄울게.
1학년 겨울 날, 너는 이사를 가 버렸어. 시골마을! 아휴, 아찔하다. 차 타고 4시간이나 걸쳐서야 너네 집이 있다니... 나 정말 그 때 충격먹었어.
그러면 우리 만날 수 없는 거잖아. 네가 이사가기 전에 나한테만 줬던 편지에 답장을 보내고 싶었지만 무려 2년이나 답장을 못 했어. 그림까지 정성스레 그려 넣어준 편지인데, 그 것에 대해 참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도현아, 나랑 그 때까지 함께 하는 친구가 되어주어서 고마워. 만날 쉬는시간마다 '동성친구'처럼 얘기하고, 또 밖에 나가서 같이 줄넘기 하면서 놀고, 내 눈에 눈물 한 방울 내지 않아주고... 나는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넌 '남자아이'인데 '여자아이'인 나를 '여자'라고 생각하고 멀리하지 않고 가까운 친구로 대해 주었던 것이야.
그런데 나는 아직 그 고마움에 보답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넌 정말 착한 친구니까, 언젠가는 꼭 보답할게. 넌 나한테 준 게 많지만 나는 너한테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어.
미안해. 미안하고 고맙다. 언젠가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릴게.
너희 엄마하고 우리 엄마하고 친하니까 반드시 만날 수 있을거야. 그럼 안녕.
시골에서 건강하게 살아서 내 얼굴 꼭 보기다!
-언제까지나 너를 친한 친구로 대할 가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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