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나의 무대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노래한다!" 외치는 17살 은주,
"야! 내 말 안들을께이~? 너 맞기 전에 정신차려라이~." 구수한 명령조, 15살 세영.
"내가 제일 잘 나가~." 18살 민희,
자칭 만년 공부 포기자, 먹는 게 제일 좋아~ 19살 준석.
싫어, 싫다구. 다 싫어!! 싫증쟁이 13살 철민.
이 천하무적 세상에 둘도 없는 막장들이 모이면, 그 어느 것도 두렵지 않다!!
오총사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야이~ 야이... 쉬는 시간은 언제 온당께? 심심하다이."
"수업이나 듣거라, 이 가시녜야."
"니 방금 뭐라꼬? 가시녜라고 했나!"
"그렇다이, 수업이나 듣자!"
"니 쉬는시간에 튀기만 해봐라. 니 오늘 제삿날 될 줄로 알아라."
"뭐랑께."
가만히 수업을 듣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것을 예감한 세영이 옆자리 친구는, 화장실이 급하다는 핑계로 삼심육계 줄행랑을 쳤다.
"재 뭐꼬. 재랑 짝꿍걸리는 즉시 위험하다..어~?" 남자아이들을 키득거리며, 세영이를 쳐다보았다.
"야!! 니들!! 수업 듣거래이. 아님 나한테 일억일만일천일백 곱하기 100억 방씩 맞을 줄 알아라, 진짜다?"
"야!! 내가 뭐라 그랬노. 재 조금 있으면 뚜껑 확~~ 열린데이."
"그럼 그 뚜껑에 라면이나 훅, 끓여 먹재이." 이 말에 교실 모두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야!! 다들 조용!!! 이 시간에 세영이랑 연애질하는 사람 가만 안 둔다!!" 선생님이셨다.
아이들은 세영이를 빼고 모두 다 함께 왁자지껄 웃었다.
"이것들이 선생이 보자보자 하니까 보자기를 내고 있나!"
"아닙니다. 열심히 듣겠습니다." 세영이네 반 반장이었다.
"그렇지, 역시 반장."
"어우, 재.. 아니꼽지 않냐. 쌤 농담에 저런식으로.. " 세영이였다.
"아... 좀... 반장이랍시고 뭐 하는거." 다른 아이들도 그 말에 거들었다.
"자, 근의 공식이 어찌 된다고 했지?"
"자, 말하겠습니다. 답은, 저도 모릅니다." 세영이였다.
"모르면 앉아 있어, 이 자식."
"니 방금 뭐라캤노."
"너는 선생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니. 애가!"
"선생이라? 방금 나한테 뭐라 했노. 자식이라고 그러지 않았노. 나 니 자식인 적 없다. 나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할미도 있고 할배도 있다. 그렇지 않냐."
"재... 선생님한테까지 저럴 줄이야... 딱 걸렸네." 아이들은 웅성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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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방에서 롤게임을 하고 컵라면을 먹으며 뒹굴고 있는 준석
"야!! 넌 고3이나 먹은 것이 매일 게임만 해?" 준석이의 엄마였다.
"아~ 몰라. 귀찮다고."
"다른 애들 봐봐!! 하루 16시간 공부를 하지 않나. 최소한 논술 준비한다고 책 보는 애들이라도 있지. 너는~ 꼴이 그게 뭐니?"
"아... 그만! 귀찮아. 다."
"아이고~ 그 놈의 귀찮다는 말 골백번이다."
"아... 모른다고. 좀!!"
"어디서 그렇게 말대꾸야, 엄마가 하라는대로 해!!"
"뭐."
"라면 그만 좀 먹고, 게임 하루 30분 이내로 하고. 이븨에스 강의도 좀 찾아 듣고!!"
"아~ 싫어..."
"엄마가 다 알아봐놨거든? 그 뭐시기 게임만 하지 말고, 1시간이라도 공부해야 대학을 가든지 하지?"
"대학... 안 간다고요."
"뭐?! 너가 지금 유치원생인줄 알아? 너 고3이야, 고3!!"
"고3이든 뭐든!! 좀!!"
"나는~~~ 놩만 ~~ 꼬~~ 양이~~~ 날아올라~~~~ 자유롭게~~ 노래를~~"
은주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학교 식당 식탁에 올라가 노래를 불렀다.
밥을 먹고 있던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 멈추고, 째려보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은주는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뽀삐뽀삐~ 오오!! 예~~예!! 쨍~~ 하고~~ 돌아온단다~~."
밥을 먹으며 영어단어를 외우던 몇 몇 고3들이 은주를 빤히 쳐다봤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거야~~. 휴!"
이렇게 식사시간이 끝나고, 반 아이들은 하나같이 은주를 욕했다.
"아.. 은주 재는 왜 저리 난리야? 튀어보이려고 저 난리?"
"아.. 그니깐. 재.. 수행도 0점맞는 것이.."
"야~~ 성적 좀 안 나오면 어떻구? 나처럼 즐기며 살아~." 은주였다.
"성적 좀 안 나온다는 거는~ 정도껏 해야지? 그래서 대학은 가려고?"
"응!! 나 희망대학교 가서 실용음악 전공할거야~."
"하.. 정도껏 합시다. 정도껏. 거길 아무나 가는 줄 아냐, 성적도 어느 정도는 돼야 하고 무엇보다 음치 박치 몸치는 안 돼!"
"응? 그정도야~ 끼 넘치고 나처럼 수준급의 미모가 있으면 되는 거야!"
"하.. 진심. 그만해라. 진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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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교장실에 불려간 철민
"철민아, 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교장 선생님이셨다.
"아우, 싫어. 싫어. 다 싫다고요! 진짜!!"
"철민아, 왜 그러는 거니." 교감 선생님이셨다.
"아우, 담임이라는 사람이 나만 싫어해요!"
"너가 몇 학년 몇 반이었더라..?"
"6학년 5반이요!! 아우...!!"
"6학년 5반이면... 한혜린 선생님 반이지?"
"네!! 아우.. 진짜... 짜증나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을까?" 교장 선생님이셨다.
"아우..... 다 짜증나...요.... 그냥, 다 싫다고요!! 엄마도 싫고 다 싫어, 다 싫다고!!!!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
이윽고, 철민이는 갑작스레 밖으로 나가서 깡통을 툭툭 찬다.
"아!!!!! 다!!!!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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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방과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희
"네, 2900원입니다."
"아유, 커피 한 잔이 왤케 비싸. 안 사요." 이윽고 그 손님은 편의점을 떠났다.
그 손님이 가자마자,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찾아왔다.
"자, 여기요." 그 학생은 커피 열 캔을 내밀었다.
"학생, 시험공부 쉬엄쉬엄하고~ 커피는 적당히 마셔."
"아, 중딩을 뭘로 보냐, 보아하니 너도 고딩밖에 안 된 거 같은데. 막 사네, 아주."
"학생? 공부 쉬엄쉬엄해야 잘 된다고~. 커피 한 두 캔만 마셔."
"누가 누구앞에 반말이야? 커피 마신다는데!! 아우, 정말! 재수없다."
그 학생은 문을 확 닫고 편의점을 나갔다.
이윽고, 어떤 초등학생 꼬마가 편의점으로 왔다.
"저 이 사탕 하나 주세요. 200원 맞죠?"
"네. 맞아요."
"저 죄송한데, 100원 짜리가 없어서 500원으로 거스름돈 내도 돼요?"
"응~."
"자, 여기요."
"응~."
"그런데 언니 고등학생이죠?"
"응, 고2야. 알바중이고."
"언니는 왜 공부 안 하고 알바해요?"
"언니가 돈 벌어야야해서 그래~ 공부도 열심히 하는 중이야!"
"에이, 알바하면서 어떻게 공부를 해요. 전 갈게요~."
공부를 한다고 말은 했지만, 초등학생 손님의 말대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해야해서 공부를 할 수 없던 민희의 눈에는 눈물이 주르르륵 흘렀다.
눈물을 마저 닦을새도 없이, 또 다른 손님이 왔다.
"안녕하세요, 소망 편의점입니다."
"여기 치킨마요 도시락 하나요."
"네, 여기 있습니다."
"아유, 여긴 왜 젓가락이 없지요? 참... 암만봐도 그러네요?"
"죄송합니다."
"주의해요, 학생도."
어이가 없었지만, 꾹 참았다.
이윽고, 많은 손님들이 왔다갔지만, 그 누구도 학생의 신분인 민희한테 친절한 사람은 없었다. 다들 사소한 것에도 불평불만일 뿐.
민희는 오늘도 집에 가는 길에 외친다.
"내가 제일 잘 나가....잘 나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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