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하영이의 가방에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렸어요.
"몽당연필, 너는 왜 이렇게 키가 작니?"
"야, 앞으로 말걸지마 나까지 왕따된다."
친구들은 몽당연필을 싫어했어요. 단지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요.
다른 연필들은 쭉쭉뻗은 키에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있지만, 몽당연필은 고작 엄지손가락 만한 키와 그런 키 때문에 더 뚱뚱해보였지요.
그리고, 매일 몸매자랑을 하는 친구들 때문에 더 어깨를 움츠렸어요.
다음 날 아침 하영이는 늦잠을 자서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갔어요.
다행이도 선생님이 늦게들어오셔서 지각은 면했지요.
하영이가 정신없이 필통을 꺼내는데 "퍽" 하고뭔가 하영이의 머리에 떨어졌어요.
위를 보았더니 명철이가 하영이의 머리에 지우개를 던지고 있었어요.
"이하영은 늦잠쟁이래요 늦잠쟁이래요..."
"야! 너 잡히면 죽을줄알아!"
하영이는 도망가는 명철이를 잡으러 뛰어다녔어요.
그러다 필통을 '툭' 쳐버렸어요. 그러는 바람에 몽당연필이 떨어졌지요.
잠시후 하영이가 돌아왔어요. 명철이는 손바닥자국이난 등짝을 매만지고있었어요.
하지만, 하영이는 학교가 끝나도록 몽당연필이 떨어진걸 몰랐어요.
그래서 몽당연필은 아이들이 다 가고도 교실에 혼자 남아있었어요.
몽당연필은 꿈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지요.
몽당연필은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 생각하고 창가로 갔어요.
높은 창가는 아무리 뛰어봐도 보이지 않았어요.
몽당연필이 계속 뛰고 있을때,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요.
"안녕?"
교탁위에 있는 선생님의 스탠드였어요.
"아..안녕"
몽당연필도 대답했어요.
"내가 도와줄까?"
"으..응!"
몽당연필은 휴지통을 밟고, 있는 힘을 다해서 교탁위로 펄쩍 뛰어올라갔어요.
그 다음 스탠드의 목을 타고 올라가서 창가로 갔지요.
"고..마워"
몽당연필이 말했어요.
"에이, 뭘 우리 선생님이 도와주면 도와줄수록 자신에게 되돌아온다고 하셨거든."
스탠드도 말했어요.
그런데 아래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요.
"발 좀 치워 줄래?"
몽당연필의 발 아래에는 빨간 색종이가 있었어요.
"에이 뭐야 스타일 다 구겼네. 오늘 나의 컨셉은 창가를 바라보며 서있는 차.도.남 이란말야!"
"미..미안!"
"아냐, 내가 조금 흥분했네."
"아이코!" 그런데, 그만 몽당연필이 중심을 잃고 밖으로 떨어져버렸어요.
몽당연필은 깜짝놀라 눈을 질끈 감았어요.'난 이제 곧 죽겠지..'
어? 그런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몽당연필이 눈을 떠 보자 세상에! 몽당연필이 날고있었어요.
아래에는 비행기로 변신한 빨간 색종이가 있었지요.
"와~ 정말 고마워!"
"훗. 지금 컨셉은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을 구하는 슈퍼맨이랄까? ~"
몽당연필의 눈에는 처음보는 푸르른 나무,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들 모든게 다 신기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이루었다는게 제일 행복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세찬바람이 불어왔어요.
몽당연필과 빨간 색종이는 어디론가 떨어졌지요.
몽당연필 앞에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어요.
그 익숙한 뒷모습이 뒤를 돌아보자 몽당연필은 깜짝 놀랐어요.
왜나면 바로 하영이였기 때문이죠.
하영이도 놀란 눈으로 빨간 비행기 위에 있는 몽당연필을 보았어요.
"이게 왜 여기있지?"
몽당연필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필통 속으로 들어갔어요.
아, 참 빨간 색종이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하영이의 책상위에 예쁜 장미로 활짝 피어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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