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대학교 3학년 2학기, 그때까지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사람을 세우고 싶었고, 학교를 짓고 싶었기에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막무가내로 내린 결정이었던 거 같았다. 하지만, 이미 결단을 한 지 오래, 사나이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 될 나도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건물을 찾아보고, 아이들을 모으고 하였다.
무엇보다도, 건물을 구하는 게 제일 큰 문제였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새롬교대 근처에 빌릴 수 있는 방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고, 가람대학근처에도, 거의 폐교 직전이었던 학교 한 건물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내 학교 미술교육과의 교수님 한 분께서 인테리어를 알아봐주시고, 어려운 형편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거나, 비행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이윽고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학교 첫 날이 되었다.
"애들아~ 출석부 부를게!"
"아, 뭐예요~ 학교도 아니면서 출석부는. 나 학교가기 싫어서 여기 온건데."
"여기도 학교야. 난 교대다니다가 선생님으로 온 거고."
"아, 뭐야. 진심. 담탱이 보기 싫어서 온 건데."
"아올~ 시험도 싫은데 무슨 수능이고, 고졸검고야.. 아올..."
이처럼, 아이들은 내가 여고다닐때랑 별반없이 말하고, 행동했다.
"지영아, 오늘 코디 멋있다~ !!"
그러자, 지영이는 나를 확 째려보고는, 어디론가 쓱 지나갔다. 마치, 일진들처럼.
그런 반면에, 아직까지는 때묻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다.
"선생님, 저는 아직 공부가 어렵고 싫기는 하지만, 선생님께 열심히 배울게요." 초등학생 3학년이 된 혜수였다.
"쌤~ 오늘 첫날인데 너무너무 좋았어요!! 제가 내일은 더 열심히 할게요!" 중학교 1학년 민지였다.
"선생님은 미모가 너무 짱이예요~. 미스코리아 이상급 미모!"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도 있었다.
학교 첫 날의 급식시간이었고, 메뉴는 불고기와 파전, 콩나물국과 현미밥, 요구르트로 차렸다.
"와~~ 불고기 짱 맛있다!!"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난 다이어트야. 안 먹을래."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 다 집어치울래. 맛 진짜 없네. 아올." 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 때였다. 몇 몇 고등학생 아이들 가운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오~ 씨, 그러니까 내가 여기 안온다고 했잖아!!"
"누군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내 학교 담임이라는 사람이 날 여기로 집어넣었어!! "
"아올, 나는 엄마가 나 여기나 다니래."
"야, 미친놈아. 넌 그래도 돼. 근데 나는 여기 왜 왔는줄 알아? 사회봉사 시간 채워준다고 해서 온 거야. 이 미친..."
"내가 그따구 말에 속을 줄 알고 여기 왔는지.. 참, 어이없고 재수없어."
"아, 그 미친 담탱이가 나보고 예쁘다고 뭐라 그래. 아올, 어이없어. 다 나 살 뒤룩뒤룩찐거 아닌데 이거 인격모독아님?"
이어서 아이들은, 몸싸움까지 번지고 있었다.
"언니오빠들~ 그만 싸우고 밥 먹자!!"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소영이였다.
"그래, 언니들! 여기 온 거 선생님도 좋잖아?" 11살 채영이였다.
"너네들이 뭘 안다고 그래."
"자자, 그만하고. 밥들 먹어라." 보조교사를 하겠다고 한 20살 소미였다. 조금 멀리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교사실습을 하겠다고 와주어서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고마운 친구였다.
"애들아. 소원쌤 말씀 잘 들어라. 너희들이 강제로 왔든, 너희가 오고 싶어서 왔든간에 여기는 매우 좋은 곳이야. 소원언니가 너희들 만나려고 이렇게 준비하고, 먹을것도 사고, 교과서도 다 주문하고. 이베이스 책이랑 인강도 다 알아보고. 고등학생들을 위해서 야간보충수업도 만들었고. 초중고반도 다 따로있어서 너희가 배울수 있는 내용 다 배울수 있고."
"하... 설교 그만. 무슨 자기가 감옥담당이야. 아.. 진심... 짜증나..."
"야.. 그니깐. 여긴 내 담탱보다 더 하다. 아휴. 답이 없네, 진심."
"야, 그냥. 여기도 자퇴 딱 해버리자. 크크." 아이들은 여전히 볼멘소리를 해댔다.
"그래, 너네들이 나갈거면 나가. 나는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을 세우고 싶어."
"네~ 나가지요. 나보다 2살 많은 것들이 무슨 선생이야. 크크. 첫날부터 설교 아주 대박이구만. 아주~."
첫날, 이러이러한 일들을 겪고 난 뒤 나와 소미의 마음은 꽤나 혼란스러워졌다.
"그런데, 어떡하니. 내가 말했잖아,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해."
둘쨋날에 우리 둘은 작전회의를 한바탕 펼치고, 이윽고 셋째 날이 되었다.
"애들아, 우리가 반을 나눌거야~. 학년별로 모여볼까?"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아이들은 순조롭게 잘 모였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문제였다.
"지금 우리를 사육하는 거야, 뭐야!" 고3 하연이였다.
"자, 너희들.. 일단 고1은 고1끼리 이런식으로 모이자."
이윽고 학년별로 반이 짜여지고, 70명의 아이들은 이윽고 12개의 반으로 나뉘어졌다.
나는 선생님 모집서를 동네 벽보에 붙이고, 1주일간 그 선생님들을 기다렸다.
"자, 1학년 친구들!! 안녕~."
1학년을 맡으신 분은, 유치원선생님을 하시던 우리 이모셨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친구들. 이름 말해볼까요?"
"소영이, 현아, 솔아, 민수, 혜린, 가현, 다원. 이예요!"
"우와~ 8명의 친구들이 함께 모였네요!! 우리 서로에게 반가워라고 해볼까요?"
"네~ 반가워! 반가워! 반가워! 반가워!" 아이들은 처음 만났지만 서로에게 재잘재잘 거리며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도 귀여웠다.
"우와, 친구들. 이야기를 참 잘하네요~ 민수가 한 번 자기소개 해볼까요?"
"저는 최민수! 예요~. 8살이 되었고요."
"우와! 민수~ 잘 하네!! 우리 이모는 아이들을 좋아하셨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수업과, 고등학생 야자 수업을 맡게 되었다.
"2학년 친구들~ 모두 안녕! 나는 21살이고, 정소원이라고 해. 잘 지내 보자꾸나."
"우와!! 제 이름도 소원이예요~." 김소원이라는 아이였다.
"우와!! 그렇구나~, 소원아. 다른 친구들은 이름이 뭐니?"
"저는 박수진이예요~."
"저는 형아름이예요~."
"저는 방현지예요~"
"저는 이제욱이예요~."
"저는 고혜선입니당!"
이윽고 몇몇 아이들의 자기소개가 더 끝나고, 수학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애들아, 9 더하기 9더하기 9더하기 9는 뭐지?"
"흠...."
'애들아, 9더하기 9더하기 9더하기 9는 말이지. 9곱하기4로 하면 되는거야~."
"그게 뭐예요?"
"곱하기는 있지, 우리 수학 교과서에 15쪽에 보면 엑스 모양으로 돼 있는 거 있지? 그게 곱하기라고 하는 수학 기호야."
"기호가 뭐예요?"
"기호는~ 있잖아, 수학에서 꼭 필요한 친구야. 수학은 그거 없으면 없어. 수진이가 아는 더하기 빼기도 '플러스, 마이너스' 라고 하는 기호로 쓰고 하는 것 처럼 말이지~."
"아하. 좀 알 거 같아요."
"9더하기 9더하기 9더하기 9는 36이지? 우리 한 번 계산해보자~."
"네! 선생님. 36이예요~."
"오, 맞아. 아름아~. 어떻게 맞췄는지 말해보자~."
"9에다 9더하면 18이고, 다시 9에다 9더하면 18이니까, 18더하기 18은 36이예요."
"우와~ 잘 풀었어. 다른 친구들도 다 잘 풀었고!! 그럼 우리 이거를 더 쉽게 풀수 있는 방법 알아보자~."
"네!"
"9곱하기 4를 하면 돼. 이제 다음시간에는 영어동화를 읽어볼거예요~. 우리 점심 먹고나서 "
"네!"
나는 아이들이 점심급식을 하는 시간을 틈타, 영어 동화를 나름대로 짓고 있었다.
- "Can you swim, Minsu?" , "Yes, I can! I can swim in a pool."
-"Can I borrow your book, Minji?", "Oh, yes. You can."
-"A doggy is playing. It is a cute dog. Peter is running. He can run very fast."
"
쓰면서,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어간 기분이였다. 크크. 한창 쓰고 있는데, 아름이가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선생님!! 소담이 다쳤어요!!"
소담이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였다.
"소담아? 괜찮니?"
"네.. 그런데 누구예요?"
"나는 여기 2학년 언니오빠들이랑 같이 수업하는 선생님이야~."
"아.. 안녕하세요?"
"그래, 소담아~ 어디가 아픈거니? 괜찮아?"
소담이는 무릎팍이랑 팔목 쪽을 보였다.
"아... 많이 아프겠다. 선생님이 연고랑 반창고랑 가져올게! 잠시만 기다려~."
"소담아, 이제 괜찮니?"
"저... 저기 저기 어떤 키 큰 오빠가 누구랑 싸우다가 저 밀쳤어요."
"하! 그래? 선생님이 그 오빠한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할게."
"네~."
나는 소담이를 뒤로하고, 동화를 이어쓰기 시작했다.
"Let's try to be nice to our friends. Don't fight, don't shout."
"A beautiful child likes to be kind to friends. Okay?" "Okay!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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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나는 큰 글씨로 써서 인쇄한 동화 1장을 준비했다. 몇 분 전에 연습용으로 썼던 것과는 달라졌지만, 그게 나을 듯 했었다.
"애들아~ 선생님이 준 종이 피렴!"
"우리~ 이제 영어노래 부를건데~ 선생님이 먼저 불러볼게~."
"네~."
"Can, can, can~! Can you say "Thank you!" to your friend? Yes, I can, I can!
Can you say "Thank you!" to your mom and dad?" Yes, I can, I can!
Can you say "Thank you!" to your teacher?" Yes, I can, I can!"
"자~ 신나는 노래지? 다음 노래도 먼저 불러볼게~."
"I love my friends, I love I love. I love my parents, I love I love. I love my teacher I love I love~"
아이들은, 이어서 따라불렀고, 이로서 우리의 2교시 영어수업은 끝이 났다.
-------------------중단하고 다른 소설 쓰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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