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내 나이 20살에 생각해보니, 보영이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힐링' 을 원했었다. 그 당시에 가장 유행했던 프로그램이, '힐링하는 여행'이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
대학교 두 학년 시절을 숨가쁘게 마치고, 어느덧 스무 세살이 되었을 때, 학교에서 사회봉사활동이라는 것을 지원하게 되었다.
그 당시 활동 목록이, '지역 아동 청소년 봉사','연탄나르기' ,'지역주민 무료급식' 이었다. 내 눈에 딱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청소년 봉사!' 였다. 내 전공도 그쪽이고, 보영이가 메아리치듯 외친 한 마디, "초등학생들 잘 가르쳐서..." 이 덕분일까, 나는 펜을 집어 체크 표시를 하고,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 후 1달, 청소년 봉사를 1주일에 두 번씩 왔다갔다 하면서, 내 머릿속에 번뜩 드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이 참에 학교를 하나 만들고 싶다. 교권을 존중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모든 이들에게 선하게 행하도록 가르치는 학교'
학교를 만들자니,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그러면 내가 그동안 땀흘려가며 공부했던 거.. 교대 들어온 거, 다 뭐가 되는걸까, 중퇴?'
하지만, 그게 당장 중요한 게 아니였다.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을 세우는 것, 이게 나의 꿈이었고, 그래서 교대에 들어간 게 아니였던가.
"교수님, 저 이 학교 중퇴하고,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뭐? 자네, 이 학교 들어오려고 포트폴리오까지 해놓고서는 나가려 하는 거야."
"초등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해요. 제가 그 교육을 이루어나가고자 합니다. 학교는 마음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돌아오겠습니다."
"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나쁘지는 않은 거 같지만, 이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 기억해라. 나도 이 학교 출신이다만, 이 학교가 취업에는 가장 좋고, 교수임용도 빨라. 사회생활 그렇게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것을 기억해라."
"네, 교수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리하여, 나는 그 학기를 마치고, 내 학교에 당분간의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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