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나 담탱 짱 시름... 하하. 너네도 그래?"
"당근이지, 야. 도덕은 더 하다. 다 아는소리나 하고."
"야, 도덕은 그나마 낫다. 수학교주는 자기가 무슨 대학교수야. 하."
"미친 담탱들이 어따대고 우리한테 반말이야."
"야, 그니까. 다 어디서 교육을 이따구로 가르치냐?"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였을 때, 몇 몇 일진파 애들이 뒤에서 쑥덕대던 이야기였다.
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말을 험하게 하고는 했다. 특히 우리, 3학년 8반은.
학생이라고는 하고, 다들 공부를 한다고는 하지만, 영- 아니였다. 애들은 쉬는시간마다 교권을 무시하는 얘기밖에 안했고, 조금 안 친한 친구 하나 있으면, 그 애를 꼬투리잡고, 친해지잡시고, 뒤에 끌고 가서 마구 때렸다.
하, 대학교에 들어간 그때까지도 그 날의 그 기억이 너무나도 선명했다.
"소원아? 나... 비밀 있는데... 지켜주라." 보영이였다.
보영이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순간, 일진으로 유명했던 한 애가 나타났다.
"야, 최보영!! 이 미친 것아. 너는 저기저기- 나 가있어. 벌레같이, 왜 아무데나 들러붙고 난리야? 재수없다. 증말- "
"야, 너는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냐? 내가 애랑 친하고 싶다는데 뭔 상관이야! 너는 그럼 너 친한 애들이랑 놀고 너 할일이나 해!"
그 일진 애는, 씩씩대면서 저 만치로 가버렸다.
"하... 소원아? 미안해. 미안해."
"아니야, 너가 왜 미안하니. 쟤 신경쓰지 말고."
"하...." 그 순간 보영이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보영아.. 너 때문 아니라두. 일단 수업듣고, 있다 매점가서 이야기 하자."
"하, 소원아. 내가 항상 미안한게.. 너가 나 때매...."
"야, 아니래두. 우리 이거나 마실까?" 나는 초코우유 두 캔을 집어들었다.
"하...... 아냐. 난 괜찮아."
"우울한 생각 잊는데는 달콤한 게 최고래!"
"애들이 나 다 싫어하잖아. 그치? 너도 나 싫지? 응?"
"아니야~ 무슨 소리 하는거야."
"나 그냥.. 확... 하...!!"
"야야, 그 생각만은 하지 말자."
그 일이 있은 뒤 며칠 후, 담임선생님께서는 왠지 모르게 우울해보이셨다.
"하... 너희들. 보영이 알지?"
"네, 그 나쁜 기집예요!! " 이 말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난리였다.
"보영이가 나쁘다고? 보영이는 어제.. 가출을 했더다구나. 가출하고..... 하...."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다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 하반신 마비로 살아야한다나.... 하.... 안타까운 소식이구나... 애들아 보영이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그때부터는 잘해라."
"네~~" 모두들 건성건성이였다. 진심 따위는 아예 없고, 친구를 위하는 마음도 아예 없는. 3학년 8반이었노라, 그렇게 지금까지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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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 생각을 한 지 며칠 후, 보영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 소원아.. 나 기억나지? 그 최보영."
"어...!! 보영아. 잘 지내?"
"응... 나야 잘 지내지. 아직까지도 병원신세지만, 사이버대학교로도 공부하고, 나 어느정도 걸을 수 있게 되면, 집근처에 가람대학이라고... 거기 다닐려고."
"하.... 병원이구나. 그래도 공부하고 하니 다행이다.. 전공은 뭐할거야?"
"나.. 의대도 가고싶고.. 뭐.. 성적 때매 어렵겠지. 그것보다.. 초등교육 하고 싶어. 내가 당했던 그 일들, 그 애들한테는 사는것부터 제대로 가르쳐서 그런 일 없게 하려고."
이 말을 듣자마자, 내 눈에서는 눈물이 마구 흘러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좀 어렵다. 내 몸이 이 모양이라. 보니까 팔도 움직이는 게 쉽지가 않아... 하..."
"하.... 그래도 꿈이 있으니 될거야!! 나 그쪽에 한번 찾아갈게~ 가도 돼?"
"응! 당연히 너라면 와!! 같이 밥 먹자."
"그래그래~ 언제 갈수 있을까?"
"음, 나 심심한데... 당장 내일 시간 되나?"
"응! 나 이제 방학이다~, 그럼 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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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그 다음 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서둘러 가람대학부설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환자분 만나기 전에 손 소독하고 가주세요." 간호사였다.
나는 손을 소독하고, 보영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 소원아!! 나 여기~."
"오!! 보영아!!"
보영이는 그 때 목발을 짚고 어느정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소원아, 뭐 먹을래?" 나와 보영이는 가람대학 옆에 있는 식당가로 향했다.
"너 뭐 먹고 싶어?"
"흠.... 우리 저기 가자!!" 보영이가 가리킨 곳은 다름아닌 힐링센터카페였다.
보영이는, 아마도 그 당시에 많은 힐링이 필요했나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저 묵묵히 보영이를 격려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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