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제 진짜로 해 보자! 세현이는 케잌을 만들고.."
"선생님, 저 잠시만요. 엄마가 전화하셨어요." 보라였다.
"그래, 어머니 전화 받고. 다시 거실로 오렴."
보라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라야, 너랑 엄마가 잠시 집 비워놓은 사이에 도둑 들었어. 너 태권도 학원 보내주려고 모은 돈 다 사라졌지 뭐니."
"헉.. 괜찮아요. 태권도는요. 다른 것들은 무사해요?"
"너.... 너가 한글과 컴퓨터에 쓴 글 다 없어졌어...그 도둑이 네 컴퓨터 가져갔거든.."
"헉..."
보라는 어머니와의 전화를 끊자마자,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내 글, 내 글 내놓아요! 내가 몇 년에 걸쳐 쓴 건데..."
"보라야.. 어떡해.." 민지였다.
"하.. 진짜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거 같아... 나도 미안해져." 채린이였다.
"아니야.. 너희들은 무슨 잘못이겠니. 도둑 찾으면 감옥에 넣어버릴거야."
"흐.. 진짜 어떡하니.."
보라가 펑펑 울고나니, 세현이 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저 세현이 엄만데요. 지금 세현이 형이 집 나가서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 세준이라고 있는데, 검은색 잠바에 까칠하게 생긴 애 있으면 좀 연락부탁드려요.염치스럽습니다.. 한창 활동중이실텐데.. 죄송합니다.'
'아니예요, 어머님. 마음 고생이 심하실텐데, 얼른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준이 밑고 보내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려요.' 나는 세준이 어머니께 답장을 보내드렸다.
설상가상으로, 민지 할아버지께서 다리가 다치셔서 입원하게 되셨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다. 나는 민지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고는 다시 공부방으로 왔다.
아직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된 아이들이라, 여러가지 일에 대한 심적부담을 잘 견딜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였다.
19편
"애들아..."
"........."
"선생님이 정말 미안하구나... 도와주지 못해서...."
".,........."
"아니예요, 선생님은 언제나 저희를 사랑으로 도와주셨는걸요.. 민지 할아버지는 금방 나으실 거예요.."
"... 보라..."
"그리고, 세준오빠는 저랑 같은 학교였어요. 그 오빠랑 친하게 지냈었는데, 잘 찾을 수 있을거예요."
"그래.. 애들아. 좋게 생각해보자."
"네."
"민지 할아버지를 위해서 기도하자. 그리고, 세현아. 너희 형 찾으러 한 번 나가보자."
"네~! 형은 애들이라면 다 좋아해서 괜찮을 거예요."
"그래그래."
그리하여, 나와 우리 공부방 아이들은 동네 한복판에서 세준이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꼭꼭 숨지마, 얼른 나와라~. 못찾겠다 꾀꼬리."
"형! 나야. 세현이. 형 얼마후면 모의고사 보는데, 이번에는 공부해야지."
"와하하하하." 너무나도 현실적인 한 마디에 긴장했던 분위기가 어느정도 풀리게 되었다.
"그래, 세현아. 너희 형 모의고사 봐야지."
"그래요~ 선생님. 이번에 우리 형 전교 꼴지하면 안 되잖아요~ 안 되잖아요~."
"그래, 우리 세현이. 열심히 찾아보자."
"네!"
말을 마치고, 아이들은 제각기 세준이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어, 선생님! 저기저기.." 민서였다.
"너가 세준이니?"
"아.. 네." 세준이였다.
"안녕~, 나는 나쁜 사람 아니고 여기 동네 공부방 선생님이야~!"
"아.. 안녕하세요."
"형! 형! 왜 그렇게 돌아다녀? 엄마가 찾잖아."
"사실 나 있잖아, 연두 알지? 그 여자애 도와주려고, 연두 학교 선생님 뵙고 오는 길이었어. 이 형도 그 초등학교 다녔었잖아. 동생인데 기억 안 나?"
"혀.. 형.. 멋있다." 세현이였다.
"짜식, 그걸 이제 알았니?"
그 한마디에 모두 함께 깔깔거리며 박장대소했다.
"오빠, 연두 담임선생님 잘 뵙고 오셨어요?" 민지였다.
"응~ 세현이 공부방 친군가보네?"
"네!"
"오호, 잘 지내라."
"네!"
"엄마한테 잘 말씀드려라, 세현아. 야~ 진짜 울 엄니는 5시간정도 밖에 있는 것 가지고 생색을 내시네." 세준이였다.
"세준아? 어머니께서 너를 사랑하셔서 그래~. 왜 늦게 되었는지 잘 말씀드려 봐. 그러면 이해하실 거야."
"하하하, 네. 우리 세현이 잘 부탁드려요."
"형~내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왜 그래? 하하. 내가 꼬꼬마일때는 신경도 안쓰더니."
"야~ 네가 꼬마였을 때는 나도 꼬마였다."
"어이구~ 그만들하세요. 둘 다 나에게는 꼬마들이야."
"아하하하하, 선생님 유머감각 좋으신 거 같아요."
"세준이 재밌는 친구네~ 그래.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니 얼른 집에 가보려무나."
"네, 선생님. 세현이 다시한번 잘 부탁드려요."
"하하하, 녀석. 걱정이랑은 하지 말고. 너희 어머님 안부 전해드리고~ 알았지?"
나는 가려던 세준이를 붙잡았다.
"선생님이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서 그런데~ 혹시 지금 시간 되니? 어머니께는 내가 말씀드릴게."
"네~."
"세준이 너 혹시 우리 도와줄 수 있어? 연두가 2시간 후면 돌아오는데.. 깜짝 파티를 하려고 하거든. 시간되니?"
"네~ 전 시간이 워낙 널널해서요. 하하."
"그렇구나~ 여기 다 우리 공부방 아이들인데, 같이 작업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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