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툭탁탁 탁탁탁' 세현이가 칼질을 하고 있었다. 오이를 자르는 듯 했는데, 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혹여나 다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그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게 되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능숙하게 칼 질을 한 세현이였다. 이윽고 세현이는 무언가를 냄비에 담고, 불의 온도를 조절해가며 익히기 시작했다.
"어린 애가 요리를 참 잘 하는구나." 나는 입밖으로 그 말을 내뱉어버렸다. 어이쿠, 들키면 안 되는데.
"선생님~ 지켜보고 계셨어요?"
"하하. 들켰네. 우리 세현이 요리를 참 잘하는구나!"
"히히. 저 이제 마저 요리하고 갖다드릴게요!"
"그래~고맙다. 기다릴게."
세현이는 또 무언가를 찜기에 넣고, 불을 조절해가며 찌고 있었다. 20분 후, 세현이와 민호가 나를 불렀다.
"선생님! 선생님! 요리 다 됐어요!!"
"그래? 맛있게 먹으렴~."
세현이와 민호가 막 먹으려고 준비한 순간, 보라와 민지가 공부방 문을 덜컥 열고 들어왔다.
"저희 오늘 학교 일찍 끝나서 왔어요~. " 보라였다.
"저기, 저기. 둘이서만 맛있는 거 먹기, 있기없기?" 나름 당돌한 민지였다.
"...없기.."
"나눠먹기 있기없기?"
"있기..."
이리하여 밥 먹을 시간에 맞춰서 공부방으로 온 두 아이들도 함께하게 되었다.
"와, 세현아! 진짜 너가 만든거야? 진짜 맛있다~." 민지였다.
나도 맛이 궁금해져서 한 입 먹어보았다. 아이들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오~. 세현이 숙제 안 하는 줄로만 알았더니 요리 참 잘하네."
"히히. 감사합니다. 숙제는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그래그래~ 모두들 맛있게 먹고 거실에 모여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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