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가 학교로 향한 후, 나는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서 <노랑이 자전거> 라는 제목의 소설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내 그 계획은 무산되었다. 오늘 개교기념일을 맞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개구쟁이 세현이와 민호가 공부방으로 들어왔기에, 나는 글쓰는 작업에 몰두할 래야 몰두할 수가 없게 되었다.
"너희들~ 심심하구나?"
"네~ 너무너무 심심해요! 선생님.."
"그래그래. 얼굴에 써져 있었어. 심심하다고 말이지."
두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한참을 배꼽잡고 웃었다.
"개교기념일이어서 학교 쉬니까 좋구나?"
"네~당연하죠. 사실 저 숙제 안했거든요. 그런데 알고보니 개교기념일이었어요!" 세현이였다.
"으이구~, 이 녀석! 선생님이 숙제는 꼭꼭 하라고 말했잖아. 그나저나, 세현이 그래서 그런지 밝아보이니 좋네."
"네! 기분 너무 좋아요~."
"저도요~ 저도 애랑 같은 반인데, 사실 둘 다 숙제 안해서 혼날 준비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안 혼나게 됐어요. 히히." 민호였다.
"으이구~ 이 장난꾸러기들!" 나는 아이들의 머리에 알밤을 한 대씩 먹였다.
"아~선생님~~.. 체벌 금지라매요. 왜 때리세요?" 아이들은 개구쟁이 특유의 표정을 지었기에, 나 역시도 그저 웃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 저 배고파요!" 세현이였다.
"벌써 배고프니?" 나는 시계를 보았다. 어느덧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기는, 배고플 만한 시간이기는 하구나. 뭐 먹고 싶니?"
"선생님, 잠시만요~저 요리 잘해요. 궁금하시면 500원 말고, 한 번 드셔보세요." 세현이였다.
"500원이라니~ 한 번 해보렴. 선생님은 그동안 할 일이 있어서.."
"네!!"
이윽고, 세현이는 공부방 근처에 있는 장터에 가서, 이래저래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사 온 후, 요리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평소의 세현이와는 다르게 진지해보여서 살짝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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