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열일곱 살 영희는 그 어느때 보다도 곱게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영희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려왔던 검정고시 날이다. 바람도 산들산들 불어오고, 그 날 따라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기에,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영희는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했다.
영희는 다른 아이들이 중학교를 입학할 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다른 학생들처럼 열심히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영희는 그저 인터넷으로 친구들과 채팅을 하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유명한 인터넷 소설을 보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었다.
하지만, 영희 역시도 시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들었기에, 열 일곱살이 되던 해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라 해봤자, 검정고시 관련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지만, 공부를 애당초 하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그마저도 힘들어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덧 검정고시 당일이 되어 있었다.
'2013년 제 2회. 중입.고입.고졸 시험장'
영희와 많은 이들을 반겨주듯, 학교 정문에 걸어놓은 플랜카드가 펄럭거렸다.
"안녕, 검정고시야." 영희는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만나서 반갑구나. 나 시험 잘 봤으면 좋겠다. 히히. 나 이제서야 중학교 졸업시험 본다. 응원해 주렴."
영희는 늘상 그렇듯, 학교 정문 앞에서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윽고, 입실 시간이 다가왔다.
"그럼 난 갈게. 안녕~. 있다 다시 보자!"
영희는 학교 정문을 향해 손을 한 번 흔들어주고는, 영희가 시험을 보는 3학년 5반이라고 써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어, 나도 초등학생 때 3학년 5반이었는데! 히히."
영희는 이윽고 반 안으로 들어갔다. 반 안에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시험이 시작됩니다. 휴대폰을 걷겠습니다. 휴대폰을 봉투에 넣어주세요.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이 발각될 시,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감독관이었다.
'헐, 뭐야. 휴대폰하면 부정행위라고? 아, 안돼.'
하지만 하는 수 없이 영희 역시도 휴대폰을 제출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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