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벌써 애들 올 시간이네? 시간 참 빠르게 지나간다."
연두와 연두 동생 노랑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하던 나는 어느덧 오후 4시, 즉 아이들이 공부방을 찾을 시간이 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이런저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이들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보라, 세현이, 민호, 민지, 현서, 채은이.. 음, 연두가 오지 않고 있었다. 학교 수업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나? 나는 다른 아이들에게 공부할 준비를 하라고 하고, 연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두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오늘 학교 끝나자마자 노랑이 잠시 보려고 병문안 왔어요. 저녁식사 하기 전에는 공부방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노랑이 지금 병원침대에서 쉬고 있는데, 잠시나마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늦어서 죄송해요.."
"그렇구나, 연두야. 여기 늦는 거 너무 걱정하지 말길 바래. 노랑이랑 잠시나마 함께 시간보내니까 좋지? 조심해서 오렴."
"네, 선생님."
한 여섯 시 조금 넘었을까, 반가운 얼굴이 공부방 창문 틈으로 보였다. 연두였다.
"연두야~ 어서 와. 밥 먹는 시간 어떻게 알고 딱 맞춰서 들어왔네. 잘 왔어."
"네, 히히. 제가 먹는 걸 좋아하긴 해요. 이런 것을 두고 눈치작전이라고 하죠? 히히."
노랑이를 만나고 온 연두는 그 어느때보다 더더욱 밝아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의 입가에도 엷은 웃음이 지어졌다.
나는 그 날도, 전 날과 비슷한 멘트로 아이들을 식탁으로 불러냈다.
"애들아~. 오늘도 너희를 위해 맛있는 밥이 준비되었단다. 얼른 오렴."
아이들은 그날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당탕탕 큰 소리를 내며 식탁으로 뛰어왔다. 공부방이 1층이었기에 망정이지, 2층이나, 3층, 4층이었으면 소리가 왕왕 울려서 아래층에 사는 사람들이 당장이라도 올라왔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먹는 데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었다. 그 날은, 연두도 그랬다.
"선생님~ 오늘 오므라이스 나와요? 와~ 맛있겠다!" 연두가 오랜만에 식사 시간에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소중한 동생인 노랑이를 오랜만에 만나고 왔으니 정말 행복했겠구나, 싶었다. 나는 연두의 이 미소를 계속해서 보고 싶었기에, 어떻게 하면 연두와 노랑이에게 힘이 될 지 더욱 더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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