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나의 고향집 근처에는 항상 밤이면 밤마다 고양이떼가 몰려다녔다.
매일매일 크르릉 크르렁 울부짖는 소리에 우리 가족은 매일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해, 다음날 눈이 퉁퉁 부은채로 서로를 만나고는 하였다. 하지만, 그저 철부지인 어린아이들이기만 했던 나와 내 동생들은 귀여운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고 마냥 좋아하기만 했다. 그 중, 특별히 나는 나보다 한참어린 동생들보다도 더더욱 팔짝팔짝 뛰며 기뻐하고는 했었다.
그 고양이 부대 덕이었을까, 우리는 그다지 부유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것을 다 얻은 기분이 들고는 했다. 매일매일 고양이들이 그 반짝이는 눈을 찡긋거리며 창문 너머로 우리들을 향해 살랑살랑 애교를 부릴 때, 우리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앙증맞아서 우리가 가장 아끼던 바비인형들까지 다 줄 기세였다.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며. 부모님들은 철이 없어 보인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지만, 그분들도 어느덧 밤마다 고양이 부대를 바라보시는 즐거움에 사로잡히시게 되셨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언젠가부터 고양이 부대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예림이라는 이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예리하다는 소리를 들어왔던 나는 칭찬을 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속으로 몹시 기뻐하였다. 하지만, 순박했던 기대는 단지 기대일 뿐이었다. 내 동생들은 하나같이 그 '돋보이는'고양이가 어딨냐고 나한테 빈정거렸다. 그때마다 나는 분명히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고집했지만, 그 유치찬란한 싸움 역시도 엄마에 의해 곧바로 끝나고 말았다.
"예림아, 네가 예리하다는 것은 엄마도 알고 있는데, 엄마 역시도 그 돋보이는 고양이를 찾지는 못하겠구나. 우리 민성이가 예리해서 그래. 그리고 채림이랑 세림이, 언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아니야. "
"아.. 네.." 나는 시무룩해져 있었다. 내가 그토록 듣기 좋아했던 예리하다는 소리까지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걸 보면, 그 때 내가 매우 기분이 안 좋았나 보다. 난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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