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때가 묻은 노트하나를 발견했다. 습작노트.
내눈길이 안닫은 그 긴시간을 증명이라도 하듯 위에 쌓인 먼지를 다 털었다.
낡은 짱구습작노트. 핑크색이 어찌도 이리 쓸쓸한지 모른다.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긴다. 삐둘빼뚤 참 못난 글씨. 지금과 다른것이 없다.
지금은 쓰지않는 낯선 표현들 지금은 표현할수 없는 설렘을 내 핑크빛노트는 가득 가득 담고있다.
어린 나의 생각들 내마음들이 눈에 선해 키보드가 아닌 샤프를, 샤프심을 꺼내어 종이위에 겹친다.
겨우 서너해 묵었다고 종이가 바랠까 싶었는데 종이는 바래는구나.속이한장도 참 낡아보인다.
어린 나는 글을 참 많이도 써놓았다.
얼마나 고심했던 문장의 흔적일까 하나하나 비스하고 유치해보이지만 그냥 쓴 문장이 없다.
글을 쓴나. 내 마음을쓴다. 스트레스에 찌든 문제집앞의내가아니라 노트앞의 내가되어 샤프를 이리저리 움직인다.
나에게 글이없던 4년은 무엇이었을까.
머리보다 손이빠르다란말을 이해할수있다.
마침표를찍는다. 공책을덮는다.
반가웠어 나의 설렘
또만나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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