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 두 시에 깼다. 새벽 두 시는 잠꾸러기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이른 시간이다. 더구나 여름방학인데.
눈을 비비고 이불을 걷고 일어나 창문을 바라보니 이미 세상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사실 이 풍경이 한 두번도 아니다. 요즘 들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온 가족이 자고 있을 때 방 불을 살며시 켜서 멍하니 앉았다. 늘 그랬던 것 처럼. 나는 눈을 한번 더 비비고 나서 컴퓨터를 켠다.
나는 우리 영어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못다한 숙제가 있어서 자면서도 불안해 죽겠다. 숙제는 세 개 남았다. 온라인 숙제, 영어 글쓰기 숙제, 단어 외우기 숙제.
온라인 숙제부터 하기로 했다. 온라인 숙제로 듣고 따라읽기를 하였다. 말하기도 하였다. 슬슬 눈이 감겨온다. 하지만 눈을 감으면 숙제 불안증 때문에 눈이 다시 뜨인다.
이제 쓰기 숙제를 해야지. '내 장래희망'에 대해 쓰는 것이다. 내 장래희망이라...... . 뭘까?
어릴 때에는 장래희망이 있었다. 만화가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돈 문제 때문에 포기의 문턱에 이르게 되었고 결국 포기했다. 아, 몰라. 쓰기 숙제는 나중에 해야지. 나는 그냥 어제 외우다 남은 단어를 외웠다. 스무 단어 중에서 다섯 단어가 남았다. 다 외우고 나니 비로소 잠이 들었다.
잠을 설쳐서일까. 나는 아침 10시에 일어났다. 학원은 2시에 가니까 그 전까지 쓰기 숙제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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