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여름 때, 나는 엄청 재밌는 놀이기구가 가득한 수영장을 꿈꾸며 엄마를 졸랐다.
엄마 왈,"어휴~지금은 한창 여름이라 성수기란 말야~성수기 때는 가격이 팍 오르고 사람 많아서 얼마나 비좁은데~저번에 우리 가족 부곡 하와이 기억하니?그 때 사람이 바글 바글 대서 엄만 비좁아 죽겠드라.8월 지나고 사람 별로 없을 때 9월때도 덥잖아?그러니까 그 때 가자.알았지?"
나는 시원한 물에 풍덩 빠져서 신나게 뛰놀고 싶었지만 엄마 말도 맞아서 그냥 기다렸다.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왔다. 나는 또 다시 엄마를 졸랐다."엄마!엄마가 이제 보내준다며~" "어휴!알았어. 이번 주에 가자." 그 러 나! 그 때는 아빠의 모임으로 가지 못했다.
그 다음 주는 태풍 예고로 걱정이 되어 가지 못했다. 하루종일 할 일 없이 입만 삐죽 내밀고 날씨가 어쩌고 저쩌고 그게 뭐라고 이러면서 불평했다. 그 다음주는 이젠 정말 가겠지,했는데 언니가 몸이 안 좋단다. "엄마!이건 너무 심하잖아!" "엄마도 약속 지킬려고 많이 노력했어. 그런데 가족이랑 날씨가 안 받쳐주는 걸 어떡해? 엄마도 어쩔 수 없다고." 그건 맞는 말이다. 엄마는 나를 스파밸리에 데려가려고 열심히 노력해주셨다. 다만 날씨와 상태가 받쳐주지 않을뿐.
그 다음 주, 드디어 모든 게 양호한 날, 우리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차에 올라탔다. 오래 전부터 목적지 대구에 위치한 스파밸리 홈페이지를 몇 번이나 돌아보며 정보를 기억하고 읽고 봤기 때문에 가는 건 쉬웠다.
드디어 입구~!
주차장부터 심상치 않은 구조에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저 멀리 아찔한 각도의 놀이기구들이 있었다. 신이 나서 빛의 속도로 건물 안으로 달려갔다. 건물은 호텔처럼 좋았다.
1층 로비부터 호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다 카운터도 넓고 좋았다. 부자가 된 것처럼 당당하게 계산 하고 넓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락카룸으로 올라갔다.
신발장들이 가득한 락카룸. 남 녀 두 편 나뉘어 줄지어 서있는 고품격 신발장. 그깟 신발 하나 넣는데가 고급이라니 웃음이 나왔다.락카룸도 우아하고 멋졌다.
수영복을 갈아입는 데 아뿔싸! 수영모가 이상해서 가져온 캡모자를 차에 두고 내려왔다. 신이 나서 급하게 오다 까먹고 만 것이다. 다행히 엄마가 대비해서 가져온 수영모가 있어 위기는 넘겼다. 2층 야외 수영장으로 가기까지 참 어렵고 어렵게 갔다. 언니도 너무 들떠서 서두르다가 야외 수영장 입구까지 양말을 신고 오고 난리쳤다.
드디어 입장~!
우리 가족은 넓디 넓은 시설들에 입을 쩌억 벌리고 감상했다.
먼저 홈페이지에서부터 점찍어둔 튜브 슬라이드를 타보기로 했다. 튜브를 타고 긴 원통형 슬라이드를 거슬러 내려오는 재밌는 놀이기구다. 나와 언니는 수영장 놀이기구는 처음 타봐서 너무 떨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발 지점에서 튜브를 탔다. 아저씨가 튜브를 밀자 튜브가 살살 내려가더니 슬라이드에 몸을 맡기고 슝슝 내려갔다. 커브에서는 무섭기도 했고 가끔 덜컹 덜컹 거리고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날아가는 줄 알았다. 처음 타봐서 그런지 별 거 아닌 거도 깜짝 깜짝 놀라고 "꺄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너무 너무 재밌었다. 첫 느낌은 무섭고 덜덜 떨었지만 두번째, 세번째 탈 수록 짜릿하게 즐길 줄 알고 나중에는 이것쯤이야 시시하다는 듯 타고 내려가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며 내려가는 수준까지 되었다.
두번째는 슈퍼볼이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 물이 나오는 동그란 블랙홀 같은 곳을 뱅글 뱅글 돌다가 안전요원 아저씨들이 착지 풀로 밀어주면 그대로 타고 나오는 거다.
처음에 슬라이드 탈 때 아까 튜브슬라이드에서는 느끼지도 못한 엄청난 속도와 바람을 체험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아주 크게 슉슉 하고 들리고 속도도 심하게 빨랐다. 그야말로 짜릿함이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블랙홀. 뱅글뱅글 도는 것도 어지러워 죽겠는데 안전요원이 거칠게 돌리니까 머리가 띵 했다. 게다가 착지풀로 퐁 하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착지풀 슬라이드가 또 있다. 허공을 가로지르며 슬라이딩! 멋지다.
마지막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아찔한 높이 부 메 랑~!
거의 직각 90도라고 할 만한 높이를 왔다 갔다 파악~하고 나오는거다. 역시 처음엔 허공 가로지르는 슬라이드를 거친다. 슈우웅---파아악----이제 이런 것 쯤이야 눈 뜨고 버틸 수 있다. 역시 팔짱 끼고 노래부른다. "룰루루루루랄라라~룰루..꺄아아악!!!!" 어찌된 사연일까?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은 익숙해서 괜찮은데 갑자기 나오는 급 경사에 깜짝 놀란거다. 슬라이드에서 막 나왔으면 잠시라도 평평한 곳을 지나 경사가 있는데, 이건 평평함이라곤 찾기도 어렵게 막 나오자마자 급경사가 나오고 튜브가 붕 뜨는 듯한 무중력 느낌을 체험시켜 진짜로 스릴 짜릿함 이런 거 상관없이 한 마디로 공 포 였다.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막 여유롭게 타거나 즐기는 것처럼 보이던데, 억지로 참았던 건가?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아찔한 각도를 타고 올라갔다. 그러다 다시 내려와서 착지풀 도달인데, 글쎄 내려갈 때 뒤로 내려가는 거다! 앞도 못 보겠고 무서웠다. 다 타고 나선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세 가지를 타고나서 인공 파도가 출렁대는 파도풀로 입장했다.
언니랑 나는 구명조끼도 입고 너무 얕은 곳은 재미가 없어 꽤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아빠와 엄마는 밖에서 구경 중. 그 때 거대한 파도 하나가 몰려왔다. 언니만 발이 닿이고 나는 언니만 의지 하던 상태에서 큰 파도가 몰려와 우리 둘 다 물을 먹었다. 어푸 어푸 물을 빼고 숨 쉬려는 찰나 또 파도가 몰려왔다. 물 먹고 숨 쉬려는 데 계속 계속 파도가 몰려와 숨이 막혔다. 급한 마음에 언니한테 매달렸는데 언니도 갑자기 매달리는 나를 보고 당황하여 같이 빠졌다. 우리 둘은 파도에 밀려 언니조차 발이 안 닿이는 곳까지 가버려 나갈 수도 없고 숨도 못 쉬겠고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 때 주위를 둘러보던 엄마가 우리 모습을 보고 아빠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아빠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우리에게 다가와 구해주셨다. 어휴~진짜 아빠가 오시는 동안 '나 죽는 거야?'라는 생각까지 했다. 생명의 은인 우리 엄마한테 진짜 감사드린다. 아니면 밀려드는 파도에 숨 못쉬고 익사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은 죽을 위기를 넘긴 후 식사를 하고 실내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실내 수영장도 좋고 예뻤다. 구름사다리 같은 봉들이 있는 수영장을 가서는 막 건너 가고 구름사다리처럼 넘어가고 그랬고, 누우면 등에 물이 나와 안마가 되는 수영장도 가고 유아풀에 있는 미끄럼틀까지 다 타가며 신나게 놀았다.
나중에 나와서 또 야외 수영장 가서 튜브 슬라이드랑 파도풀이랑 부메랑,슈퍼볼 까지 더 돌고 나서 그제야 마지막 코스 온천을 가기로 했다. 온천은 수영복을 벗고 목욕탕처럼 그냥 목욕하고 나와 옷 입고 집에 가는 거다. 온천이 있는 4층에 가니 펀펀존이라는 또 다른 실내 수영장이 있길래 온천 안 가고 거기서 몇 십분 더 놀다 갔다. 그 곳에는 작은 맨몸 슬라이드가 있던데 언니랑 같이 밀어주기 놀이도 하고 스피드로 가기도 하면서 잘 놀다가 온천을 갔다.
온천은 야외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뭐 이런 건 없었다. 그냥 목욕탕에 온천이라는 탕 2곳을 넣어놓은 곳이었다. 그래도 온천 안은 진짜 따뜻하고 좋았다. 피부 미용에 좋다는 탕을 들어가서는 뽀얀 온천 물을 얼굴에 들이붓고 열심히 다듬었다.
이렇게 온천까지 마치고 나서 아쉬운 귀가를 하게 되었다.
오늘은 정말로 세상에서 제일 최고로 행복한 날이었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언니와 죽을 고비 그 때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깔깔 웃었다.
엄마도 우리가 너무 좋아하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셨다.
진짜 친구 친척들에게 두고 두고 자랑하고 추천하고 싶다.
이번에는 단 한번 밖에 못 갔지만 내년부터는 꼭 많이 많이 가서 추억을 즐기고 싶다.
짜릿함과 스릴이 가득한 이 곳, 대구 스파밸리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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