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국립 대구 박물관에 페르시아 전을 보러 갔다. 페르시아에 대한 기초 지식이 별로 없었던 나는 별 흥미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박물관 주차장부터가 달랐다. 차들이 너무 많아서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박물관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팽이를 치고 제기를 차고 있었다. 그 날은 바람에 몸이 날아갈 만큼 추운 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많이 있어 나는 놀랬다.
처음 박물관에 들어가니 눈에 익숙한 국립 대구 박물관 구조가 보였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서 입장표를 내고 보는 첫 유물은 바로 ‘만국의 문’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조공을 바치러 올 때 지나다니던 문이라고 한다.
처음 우리 가족끼리 1관과 2관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의 유물과 비슷한 것도 많았다.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 토기를 확대해 놓은 것 같은 토기도 있었고 청동기 시대의 검도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잘 몰랐다. 그래서 설명을 듣기로 하였다. 물론 한바퀴를 돌아서 피곤하고 다리도 아팠지만 이대로 가는 것은 섭섭하기도 하고 뭔가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설명을 듣기로 했다.
가이드 선생님은 처음부터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 중에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날개 달린 사자 장식 뿔잔’이었다. 페르시아는 동물상을 만들 때 실제 동물과 비슷한 크기로 그린다. 그렇지만 사자만은 실제 크기의 몇 배로 만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자가 왕을 상징하기 때문에 왕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그렇게 크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사자가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다. 거기다가 멋지게 생긴 뿔잔까지 나를 사로잡았다.
또 멋진 유물들이 많았다. ‘크세르크세스’ 새김 그릇이란 유물이 있는데 그 그릇은 뿔잔 밑으로 흘러나오는 물을 받는 그릇이라고 한다. 뿔잔 밑 에는 구멍이 있다. 그 밑으로 흐르는 물은 나쁜 것을 거르는 의미라고 한다. 깨끗한 물을 생각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나도 그 그릇에 있는 물을 먹고 싶어졌다.
내가 페르시아 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마라톤에 관한 것이다. 마라톤하면 아테네 병사가 약 40킬로미터를 뛰어와서 전사한 것을 생각한다. 그 사건에서 유래 된 줄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그 병사는 페르시아를 이기고 약 200킬로미터를 뛰고 난 뒤 장렬하게 전사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42.195킬로미터라는 것은 많이 변화 된 것이다. 페르시아는 지금의 이란이다. 그래서 그 싸움에서 진 이란은 지금도 마라톤에 절대 참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새로운 사실과 유물을 가르쳐 주신 가이드 선생님이 정말 대단해 보였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했다. 새로운 사실을 알면 나는 머릿속에 지식이 한 가지 더 늘어나는 개운한 느낌이 든다. 페르시아 전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래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이란이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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