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드디어 1월부터 기다리고 기다렸던 스키캠프 가는 날이다. 이번엔 단순히 가족여행이 아니라 우리 보성지구 패스파인더대원들 모두 같이 가는 1박 2일, 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우리 가족은 일어나기가 바쁘게 짐을 챙기고 인원파악을 하고 출발하기 위해 보성본부교회로 향했다. 물론 혜진이를 태우고 말이다. 도착하니 몇몇 교회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원들은 45인승인 버스를 꽉 채울 만큼 생각 외로 많이 왔다. 인원파악을 끝내고 드디어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멀미하는 하는 대원이 많아서 우리 일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우리가 먼저 갈 곳은 충청남도에 있는 “마달피 삼육 수련원”이란 곳이다. TV에서만 보던 국궁과 하강도 직접 체험한다니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버스가 달리는 내내 모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까지 왔을까 궁금해 커튼을 걷어보니 창밖으론 전에 마달피에 한 번 다녀온 오빠가 말해줬던 금강이 넓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마달피 삼육 수련원에 도착했다는 신호였다. 마달피 삼육수련원은 금강이 흐르고 공기도 맑은 멋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건물 앞에 있는 여러 운동시설들과 축구장도 눈에 띄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직원들이 우리들을 환영해주었고 우리들은 강의실에 올라가 오늘 일정을 듣고 방을 배정받았다. (엄마, 이모, 나, 혜진, 지은) 그 때가 점심시간이라 우리들은 곧바로 수련원 식당에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국궁을 할 차례! 국궁은 아까 본 잔디가 펼쳐진 축구장에서 이루어졌다. 내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활을 쏘게 된다니 너무 좋았다.
우리들은 먼저 모두에게 웃음 주기로 유명한 문동규 목사님에게서 활 잡는 법과 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는 세 팀으로 나눠서 한명씩 활을 직접 쏘는 체험을 했다.
드디어 내 차례, 내 생각대로 ‘그냥 잡고 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쉽기는커녕 활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가장 가에 있는 흰 색도 맞히기 어려웠다. 그래도 두 번째 시도한 결과 화살은 파란색에 꽂혔다. 얼마나 기쁘던지.^^ 순간 궁수가 된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팀 끼리 점수 많이 얻기 시합을 했는데 정작 그 때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판을 빗나가고 말았다. 비록 우리 팀이 지긴 했지만 나에겐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그 다음으로 하강이다. 여기서는 금강을 건너는 스릴 있는 체험이 될 것 같았다.
먼저 하강할 때 주의해야 할 점 등을 듣고 난 뒤에 안전모를 착용했다. 무겁디 무거운하강기를 들고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데 장갑도 없이 추운 날씨에 손이 얼것만 같았다. ㅜ.ㅜ 한 명씩 하강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섭지는 않을까, 느낌이 어떨까 너무 궁금해 빨리 내 차례가 오길 바랬다. 혜진이까지 다 하강하고 드디어 내 차례!
하강하기 전, 높은 곳에서 아래를 쳐다보니 오싹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하강을 시도했다. 한 50m가 되는 거리를 오직 하강기에 의지한 채 슈욱~ 내려갔다. 아까와는 달리 무섭지 않고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었다. 몇 십초간의 하강이 끝나고 우리는 보트에 몸을 싣고 엄청 깊어 보이는 금강을 따라 수련원으로 향했다. 너무 추운 터라 숙소에서 몸을 녹이며 휴식을 가졌다.
오후 5시 30분, 조금은 이른 시간에 저녁식사를 했다.
밤에 캠프파이어를 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자유 시간이었다. 나는 남자애들이(혜진이도 포함)축구하는 것을 구경하다가 너무 춥길래 혜진이랑 그냥 숙소로 가서 어차피 할 일, 방을 꽉 채울 만큼 이부자리를 넓게 펴놓았다.
6시 반이 넘자 벌써부터 주위는 어둑어둑해져갔다. 그리고 7시,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가운데 캠프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추억덩어리! ‘캠프파이어’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이번 캠프파이어는 단순히 장작불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음악도 없이 지루하게 노래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미니(?)무대와 밝은 조명, 음악시설 등. 이곳에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불을 붙이기 전에 우리들은 먼저 무대 앞에 아까 국궁할 때처럼 A, B, C팀으로 나눠서 줄을 섰다. 문동규 목사님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레크레이션 시간!
나와 혜진이는 창피함도 잊고 무대 위에 올라가서 음악에 맞춰 율동도 했다.(-_-) 한마디로 미친듯이 논 것!^^ 또한 어느 팀이 더 열심히 하는가 해서 점수 얻는 게임을 했는데 승부욕에 불타 열심히 하는 혜진이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추운 줄도 모르고 열심히 뛰놀아서 온몸에 열이났다.
팀끼리 손잡고 모여서 친구에게, 부모님께, 예수님께 드리는 말을 목사님을 따라서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그런 다음 세 팀 모두가 손을 잡고 큰 원을 만들어 앉았다. 우리들 앞에는 길다란 장작들이 높이 쌓여 있었다. 드디어 불을 붙일 시간이다.
우리 보성지구 목사님과 패스파인더 대원 대표가 같이 장작에 불을 붙일 준비를 하였고 우리들은 “불이여, 붙어라!” 하고 크게 함성을 질렀다. 불은 붙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짝짝짝~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잠깐! 이걸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장작불 속에서 고구마가 먹음직스럽게 익고 있었던 것. 우리들은 이름하여 ‘군고구마 파티’를 벌였다. 호일에 감싸진 군고구마는 뜨겁기만 하고 완전히 익진 않았지만 호호 불어 베어 먹은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환한 불로 어둠을 밝게 장식 한 이번 캠프파이어는 정말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즐거웠던 오늘 일정을 다 마치고 우리들은 숙소에 들어가서 내일 스키 탈 것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방바닥이 어찌나 뜨겁던지 아랫목이 따로없네~)
다음 날,
6시 30분, 하암~ 방바닥이 너무 뜨뜻해서인지 푹 잘 수 있었다. 드디어 오늘이구나, 스키 타러 가는 날♬ 우리들은 빨리 이부자리를 갠 다음 스키복으로 갈아입고 짐들을 정리했다.
어제와 같이 강의실에서 아침예배를 간단히 드린 후 7시에 아침식사를 한 다음 우리들은 곧바로 짐들을 실은 뒤 버스에 올라탔다.
내게 멋진 경험을 선물해 준 마달피여, 안녕!
버스는 1시간 가량 되는 거리인 무주리조트로 향했다. 많이 타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처음 타러 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말이다. 나는 2번이나 타 보았지만 패스파인더 대원들과 가기는 처음이라 마냥 설레었다. 40분 정도 지나자 스키샵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스키장에 거의 다 왔다는 뜻! 왼쪽에도 스키샵, 오른쪽에도 제목만 다른 스키샵들 뿐이었다. 전에 영광에 갔을 때 여기고 저기고 온통 영광굴비 집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 중 평범한 스키샵에 들려 스키를 대여했다. 길을 타고 쭉 올라가니 곧 스키장이 눈에 들어왔다. 가파른 곳에서 요리조리 능숙하게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상급 코스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보며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드디어 무주리조트에 도착! 모두 들뜬 마음에 버스에서 내려 각자 스키신발로 갈아신었다. 타기 전에 먼저 전문 강사한테 스키강습을 받는다고 했다. 나야 탈 줄은 알지만 정확히 모르고 그래서 이 기회에 스키 강습을 한 번 받아 보기로 했다. 스키의 각 명칭과 넘어졌을 때 일어서는 법, 오르막길 올라가는 법, 멈추는 요령들을 배웠다. 그리고는 실전 연습에 들어갔다. 물론 그 때는 어려울 것 없었다. 엄마도 전에 우리가족하고 같이 가봤지만 무섭다고 탈 생각도 안 했는데 이번엔 그래도 스키를 신고 움직여 보기라도 하셨다. 도중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포기하긴 했지만 말이다.
점심을 먹기 전에 엄마에 비해 용감하신 이모께서 준이와 오빠와 나는 다른 대원들 더 연습하는 동안 초급코스를 밟아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초급코스로 가기위해 리프트를 탔다. 전에는 중급코스까지도 가봤는데 이젠 초급코스도 무서워 잘 못 탈것만 같았다.(ㅜ.ㅜ)
드디어 스키타고 내려가야 할 낭떠러지(?)와도 같은 곳에 서게 되었다. 사람이 이렇게많은데 안 부딪치고 잘 탈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동시에 무서움이 몰려왔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엔 출발을 결심했다. 내가 탄 스키는 초고속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많고 속도가 너무 빨라서 조금 천천히 가려고 A자로 자세를 취했는데 천천히 가기는커녕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너무 무서웠다. 겨우 끝에 도착했는데 긴장을 하느라 폴에 힘을 많이 줘 팔이 다 아팠다. 그래도 일단 넘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초급도 벌벌 떠는 내가 어떻게 전에는 중급코스까지 갔을까?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 패스파인더 대원들은 눈밭에서 나눠준 김밥과 따뜻한 어묵 국을 맛있게 먹었다. (덕분에 바지가 젖어버림^^;;)
오호! 이젠 강습도 끝나고 우리들 마음껏 신나게 노는 시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30분, 나는 의외로 겁이 많은 혜진이하고 같이 초급 리프트를 탔다. 나도 무서운 초급코스를 혜진이가 과연 잘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리프트에서 내리고 나는 이왕이면 혜진이하고 같이 출발하려고 했는데 예상대로 겁 많은 혜진이가 “여길 내려가라고? 어떡해~” 라면서 출발 할 생각을 안하고 뜸을 들이는 바람에 그냥 나 먼저 내려가서 혜진이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아까처럼 엄청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멋지게 멈춰야 할 마지막에는 결국 아주 민망하게 고꾸라지고 말았다.(창피해~)
혜진이는 어디쯤? 출발이나 했을까, 시간이 지나도 보이질 않았다. 조금 기다리다가 어차피 혜진이는 혼자서 잘 돌아다니고 하니까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 ‘혜진이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난 그래도 좀 타는 오빠와 준이와 셋이서 초급코스를 탔다. 그냥 한길로만 쭉 가지 않고 고수들처럼 S자로 왔다갔다 하면서 타보았는데 쉽지 않았다. 이 쪽으로 가면 사람이 갑자기 불쑥 나타나질 않나 저쪽으로 가면 얼음이 드러난 곳이 나타나질 않나 정말 고수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리프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얼마나 무서웠으면 스키 타는 도중에 아에 스키를 벗고 스키장을 걸어 내려가는 대원도 보였다. (이모가 잡아서 다시 타게 해줬지만 말이다)
초급코스 타기만을 벌써 일곱 번째, 이제는 익숙해져서 더 이상 무섭지 않고 오히려 신났다. 많이 탔으니 초급은 그만 타고 무섭긴 하지만 중급코스를 한 번 타볼까 했는데 리프트 타려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들어설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중급 코스 한 번 못 밟아보고 초급코스만 타고 또 탔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았다. 초급딱지라도 완전히 떼고 왔기 때문이다.^^
참! 스키 타는 사진도 디카에 많이 담아놓았다. 4시가 되어 우리는 좀 더 타고 싶었지만 가야 할 시간이라 스키를 반납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혜진이는 옆에서 계속 더 타고 싶었다며 중얼중얼거렸다. (혜진아, 이제 좀 탈만하니?) 다행히 오늘은 별로 춥지 않아서 감기에 걸린 대원은 없는 듯^^ 버스는 우리들을 태우고 저녁식사를 할 식당으로 향했다. 거의 잠든 걸 보니 모두 스키 타느라 지친 모양이었다. 5시, 신나게 놀아서 배고픈 시간에 딱 맞춰서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은 조금 허름했지만 음식 맛은 꿀맛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집으로 집으로~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마달피에서, 스키장에서 경험했던 즐거운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번 겨울 스키캠프는 더욱이 패스파인더 대원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나눌 수 있어 나름 멋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난생처음으로 국궁과 하강도 해보고 친구들과 스키도 타보고.. ♥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신 우리 보성지구 패스파인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면서 조금은 길지만 알찬 나의 기행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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