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들이 양칫물을 뱉는 것을 따라하던 방삼복은 때마침 자신을 만나러 오던 미군의 머리위로 뱉어 버렸다. 그 일로 화가 난 미군은 방삼복의 멱살을 잡았고 지금까지 방삼복에게 누리게 해 주었던 모든것을 빼앗아 버렸다. 가난한 삶에서 미군의 통역을 맡아 잘 살게 되었다가 다시 가난한 삶으로 돌아가버렸다.

방삼복은 자신이 서양사람들이 하던 행동을 한것을 매우 후회했지만 이미 그 일은 지나간 일이 되버렸다.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기회가 쉽게 찾아오는것도 아니고 방삼복은 다시 현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방삼복에게 청탁을 했던 백 주사도 물론 절망하였다. 가만히 있다가 백 주사는 방삼복을 다시 찾아갔다.

"아니 이보게 이제 어떻게 할 수있는 방법이 없는가?"

"나도 생각중인데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니..."

"어떻게 하면 되는가, 안되더라도 일단 부딪혀 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보단 낫지 않은가?"

"그래! 다시한번 해보는거야. 미군이 어디 한명뿐인가."

그날 이후 방삼복은 다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미군들을 둘러보고 다녔다. 혹시 자신의 통역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찾아다니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방삼복의 도움이 필요한 미군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양칫물을 뱉었던 그 미군만은 피해다니기 바빴다. 방삼복은 지치는 것 없이 계속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한 미군이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주인과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방삼복은 손님인 척 하며 옆으로 다가갔다.

"하우 머취? 하우 머취?" 방삼복의 예감이 맞았다. 주인과 미군은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 틈을 노려 방삼복이 끼어들었다.  "투 따우전드"

"오 캔 유 스피크 잉글리쉬?"

"예스"

"두 유 해브 어 잡?"

"노"

예전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자 방삼복은 희망이 생겼다.

미군은 자신의 통역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방삼복은 당연히 받아들이고 부귀영화를 다시 누리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몰락하게 되었다.

예전에 자기가 양칫물을 뱉었던 그 미군이 지금 방삼복이 통역을 맡고 있는 미군을 찾아왔다. 그리곤 방삼복을 보게 되었다. 방삼복을 보더니 그 미군은 예전일이 생각나서 화가났고, 그때있었던 일을 다른 미군에게 말했다. 그러자 미국을 모욕한 것이라고 하며 다시 내쫒겼다. 이런 생활을 더이상 하고 싶지 않은 방삼복은 그냥 자신의 가난한 삶을 다시 이어가기로 마음먹고 가족들과 신기료 장수로 다시 살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