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이담비라고 해. 13살이구.

나는 네가 나오는 책인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을 감명깊게 읽었어.

읽으면서 평화라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

파르바냐야.

나는 네가 소녀가장이 되기 위해 남장을 하게되는 장면에서 안타까움을 느겼어.

어떻게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마저 막아버리고, 차별시킬 수 있는지 어이가 없기도 했지.

파르바냐야.

너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육도 못 받고, 자유롭게 나가지도 못하는 현실을 원망하지 않았니?

음.. 나라면 답답하기도 하고, 여성으로 태어난 나와 남장을 요구하는 가족들. 무엇보다 여성차별을 부추기는 이 사회를 원망했을 듯 해. 

우리나라에도 한 때는 남자들은 사람으로 대접 해 주고 여자는 그저 천한 존재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해.

물론 요즘은 그렇지는 않아.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각자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고 있지.

하지만 서로를 향해 쌓고 있는 크고 작은 마음의 장벽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지.

오히려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더 높은 마음의 장벽을,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쌓아올리고 있어!

하루빨리 서로간의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지내야 할텐데..

나는 마음의 장벽은 곧 차별의 원인이자, 전쟁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거든.

파르바냐야.

너는 편지를 읽어주는 일을 하다가 병사가 우는 것을 보았었지? 그 때 기분이 어땠니?

음.. 나라면 우선 동정심이 들었을 거야.

왜일까? 모든 사람에게는 서로를 아끼고 위해주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있어서 일까?

그 부분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거야.

파르바냐야.

넌 '탈레반'의 원래 의미가 뭔지 알 거야. '종교 지도자'잖아.

진정한 종교 지도자라면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세상이 될까?'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

해야 할 거야. 모든 사람들이 그래야 하기도 하지만, 지도자는 특히 더 힘써야 할 의무가 있지.

하지만 탈레반은 어땠니?

그들은 지도자라는 명분으로, 폭탄을 휘두르고, 병사들을 이용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혔

지. 나는 그런 부분에서 슬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어.

더 좋은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탈레반' 이라는 이름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평화를 안겨주는 것으

로 인식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리도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을까? 무엇을 위해서든 절대로 정당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파르바냐야.

나는 누군가를 지배해서 누군가의 위에 서려고 하는 세상보다, 함께 어울려 평화를 이뤄내는 세상에, 누군가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보다는,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서로를 사랑으로 감쌀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파르바냐, 너도 그렇지?

그러면 언젠가 다시 만날 때 까지...  안녕!

2012. 10. 15

마음의 장벽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담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