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양치기님

  양치기님, 안녕하세요? 아직 저를 기억하실진 모르겠지만, 저 스테파네트에요.

지금 당신의 양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세상에 새로운 양치기의 실력은 형편이 없어요.

늑대에게 양이 물려간 횟수도 10번은 넘을 걸요? 게다가 그 양치기는 별에 대한 지식은 커녕 무식한 자였어요.

  아 아, 그때 아버지가 당신을 해고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직도 그때 아버지의 얼궁이 생각나는 군요. 제가 깊이 잠들었을때 아버지가 저를 찾아 언덕위에까지 오실줄은... 아! 마치 아버지의 얼굴은 토마토 같았죠.

  저번에 제 질문을 아직 생각해 낼 수 있나요?

  "별들도 결혼 할 수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어쩌면 저는 아름다운 마글론이 토성을 찾아가 결혼하듯이 당신과 결혼하기를 바랬을 지도 몰라요.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는 처지이지만요.

저, 아버지가 말해주신 남자와 결혼을 했답니다. 남편은 참 다정하고 착해요. 하지만 별에 관해서는 아는것이 없더군요.

  신비로운 별들의 전설과 그때의 아픔다운 풍경. 그 광경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랍니다.

  당신이 떠돌이 나그네가 되어 별의 전설을 말씀해주신다는 소식, 노라드 아주머니가 전해주었어요.

노라드 아주머니가 말해주시길, 옷차림은 비록 누추하지만 당신의 눈동자는 환하게 빛났다고요.

오리온과 북두칠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횡설수설 했다면서요? 10년전에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얘기해 주셨는데......

  그런데 말이죠. 저는 당신이 왜 다른 마을의 양치기로 정착하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당신의 솜씨는 다른 양치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이 고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굳이 고생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일자리를 구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버지 몰래 도와드릴수도 있는데...

  하기야 순수한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신비한 별이야기를 전해주는 나그네. 낭만적이기는 해요.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방 창문 밖에는 은하수가 수놓여져 잇네요. 비록 그 언덕의 은하수만큼 밝고 넓게 보이진 않지만, 어쨓든 멋진 것은 틀림없어요.

  양치기님, 언제 한 번씩 소식이나 편지를 전해주시지 않겠어요? 별에 대한 이야기든, 양치기님 이야기든, 뭐든 좋답니다. 제 주위에는 노라드 아주머니 말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요.

(으아, 끔찍해라.)

  이제 편지를 그만 줄여야 되겠네요.

  양치기님, 안녕히 계세요.

                                                                               스테파네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