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 언니를 만나러

부스스 부스스

송이가 일어나보니 마루 위에 상이 차려져 있고, 상 위에 보자기가 덮어져 있고, 보자기 안에 편지가

있었습니다. 이제 막 일곱 살 난 송이는 편지를 읽어보았습니다.

우리 송이 일어났니? 엄마 아빠다. 엄마 아빠는 잠깐 일이 있어서 읍에 나왔으니까

거기 차려진 밥으로 아침 먹어라 그리고 소 좀 돌봐주고...

아픈 소들이 많단다. 하지만 우리 송이는 잘 할 자신 있지? 엄마와 아빠는 점심 먹을 쯤에야 온다.

엄마 아빠가 알려준 거 전부 다 하면 용주 언니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게

                                                             엄마 아빠가

송이는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헤어졌던 용주 언니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부지런히 부지런히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용주 언니를 만날 생각을 하니

오늘 아침밥은 꿀맛이었습니다. 어, 송이가 잊은 게 있었어요.

바로 소들의 아침을 챙겨주는 것이죠. 엄마 아빠가 미리 주고 나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송이는 열심히 열심히 볏짚을 가져왔습니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송이 소는 예쁜 소! 밥~도 잘 먹는다네"

송이가 좋아하는 노래 '송아지' 를 부르며 소들에게 볏짚을 주었습니다.

"어라? 어른소들에게 왠 송아지지? 내가 말실수를 했나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엄마,아빠가 돌아왔어요.

"세상에! 송이야 외출복으로 갈아입어! 용주 언니에게 데려다 줄게"

"야호!"

송이는 외출복을 갈아입고 차를 탔어요.그리고 잠깐 창문을 보았는데

펄렁이가 송이네를 따라오지 뭐예요? 송이는 히죽히죽 웃기만 했어요.

"용주 언니~"

"쉿! 송이야 용주 언니 일하고 있단다."

"일? 우리처럼 소 키우는 거? 농담이야 농담"

엄마와 아빠가 용주 언니와 이야기를 했어요.

"용주씨 일 마치고 점심이나 같이 먹을래요?"

"그러죠"

"그 때 용주씨가 밥 사줬는데 오늘은 저희가 사 줄게요 송이야! 뭐 먹을래?"

"자장면~"

"오랜만에 용주 언니 만나는데 겨우 자장면? 그리고 그거 지난번에 용주 언니랑 먹었잖아"

이번에는 용주 언니가 직접 먹을 음식을 말했어요.

"저는 그냥...뭐,패밀리레스토랑에서 먹을게요."

송이가 물었어요.

"패말리 레슬링이 뭐야?"

"어이구, 패말리 레슬링이 아니라 패밀리레스토랑이야 그리고 용주씨 거기는 좀..."

"상관없어요. 어제 월급봉투를 받았거든요"

송이는 처음으로 스테이크라는 음식을 먹었어요.

"엄마 이거 맛있는데 뭐로 만든거야?"

"소고기로 만든거야 아주 맛있어 우리가 시켜먹던 돈가스는 돼지고기로 만들었고..."

갑자기 송이는 벌떡 일어났어요.그리곤 레스토랑이 날아갈듯 큰 소리로 말했지요.

"설마 우리 소를 우리가 먹는 거야? 안 돼 못 먹어!"

송이는 펑펑 울었어요.

"참,나 송이야 그만 그만"

엄마,아빠는 레스토랑 밖으로 송이를 데려간후 알사탕 하나를 주고 달랬어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송이가 무례를 끼쳐서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직접 찾아와 주셨는데 감사할 따름이죠."

그렇게 송이와 용주 언니는 두번째 만남을 가지고 헤어졌습니다.

"용주 언니 빠이빠이~"

"송이야 너 일곱 살 올라가는데 이제 그런 말 하면 못 써!"

"헤헤~"

용주언니는 버들택배회사로 다시 일하러 들어가고, 송이네는 차를 탔습니다.

송이는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죠.

펄렁이와,애기바늘꽃이 반겨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