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는 드디어 구두 수선장과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몽실이는 난남이와도 떨어져 살아야하고 영순이,영득이와도 떨어져 살아야 하니

마음이 불안하고 편치않았습니다. 기복이와 기덕이 몰래 몽실이는 난남이는 그래도 만나기 때문에

잘 볼 수 없는 영순이와 영득이를 만나러 서울로 올라가려 하였습니다. 영순이는 곧 온다고 하였지만

몽실이는 그것도 참지 못해 겨울이 되기 직전에 서울로 가 버렸습니다.

구두수선장 꼽추 남편은 워낙 착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이해해하였지만 몽실은 만남에 얼마나

기쁜지 사흘 만에 온다던  몽실은 한달, 두달을 넘겨 세달이 될 무렵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아무리 착한 남편이라도 그 약속을 어긴 대가로 기복이와 기덕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던 것입니다. 몽실은 주저앉아 울기 시작하였지만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아.... 왜 하늘은 날 돕지 않는 걸까?" 하며 절망에 빠져있던 순간 장골 할머니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 때는 기억력이 좋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일까 삼십년 이라는 세월도 흘렀는데 장골 할머니가

살 리 있겠습니까 몽실은 희망을 잃으며 바닥에서 하루하루를 흘려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쓰러진 문 쪽으로 오는 한 여인을 발견했습니다. 그 여인은 똑똑 문을 두드리더니

"몽실이 언니~ 몽실이 언니~" 하고 불렀습니다. 몽실은 목소리가 영순이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몽실이 언니! 왜 이런 꼴이 된 거야? 새엄마는 집에 있어 언니 남편은 어디 갔어?

그리고 기복이랑 기덕이는 어딨어?" 몽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단 이 두글자만 얘기했습니다.

"가...출..." 영순이는 선물을 사고 온 영득이에게 "오빠! 몽실이 언니 남편이랑 아이들이....."

거리며 울먹했습니다. 영득이는 "누나 어서 우리 집으로 가자 집도 다 허물어졌는데 여태까지

굶은 건 아니겠지?" 라고 물었습니다. 몽실은 말을 못해도 배가 대신 소리를 내 주었습니다.

"꼬르륵~" 영순이는 "형부 너무 한다 형부 돌아올 때까지 우리 집에서 지내자구 편안하게 쉬어~"

몽실은 난남이를 그리워하며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한 달 후 몽실이에게 전보가 왔습니다.

-장골 할머니가 보고 싶어함 목숨 위태로움- 몽실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장골 할머니가 살아있다 바보같은 생각이 들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여태 살아 있다니...

몽실은 허망하게 노루실로 달려갔습니다. 장골 할머니는 " 몽실이구나... 이 나이가 120살이라

해 줄 것이 없어서 미안하구나."하며 기침을 하고는 또 말을 이었습니다.

"너희 남편이 가출했다는 소리 들었다.. 얼마되지는 않겠지만 이 보따리를 받아라 꼭 필요할 때 쓰거라

그리고 난남이 걱정은 마라 난남이는 내일 퇴원해서 영순이 집으로 간단다... 너는 꼭 살아야 해..."

하며 잡던 손을 내리셨습니다. 인생은 허무한 존재입니다. 그렇게도 장골 할머니는 허무하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나마 연세가 120살 정도는 대단한 것입니다. 장골 할머니는 양지 바른 곳에

묻혔습니다. 이튿날, 난남이가 돌아왔습니다. "언니~ 나 돌아왔어 결핵 이제 끝났어! 다 나았어"

몽실은 기쁜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순이와 새엄마, 영득이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런데 누가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습니다 .

그러자 낮익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엄마~"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온 것입니다.

남편은 가출하다가 장골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해 몽실의 행방을 알았고 끝내 살 집을 못 구해

영득이와 영순이의 집으로 온 것입니다. 남편은 방으로 들어가 눈물을 흘렸고

기덕이와 기복이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마~..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