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에 나는 영화를 보러 갔다. '히말라야', '스타 워즈', '대호' 이렇게 세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히말라야는 재미없다는 평이 많았고 스타워즈는 전편의 내용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 '대호'를 보러 가게 되었다.
이 영화는 호랑이 '대호'와 포수 '천만덕'이 주인공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 고관 중 한명이 호랑이 가죽에 매혹되어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지리산 산군 호랑이를 잡아 가려고 일본군과 조선 포수들을 모두 동원하는데 이 중 조선 포수 천만덕이 이를 거절한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그가 꼭 필요했다. 그러던 중 그의 아들이 호랑이를 잡은 포상금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가담했다가 시체로 돌아오게 된다. 결말에는 천만덕이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인 대호를 자기 손으로 죽여야 겠다고 생각해서 쏘러 가게 되고, 대호와 호랑이가 같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우선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지루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풀리는데 그것을 보면서 지루했다. 내 생각에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용 중 무리하다고 생각되는 설정도 많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두가지 장면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천만덕이 겨울에 흰 눈으로 덮인 산을 맨손으로 타는 장면이고 두번째는 호랑이가 천만덕의 아들의 시체를 천만덕에게 가져다주는 장면이다. 두 장면 모두 사실적으로 말이 안되는 장면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조금 현실성을 떨어뜨렸다.
그렇지만 지루한 중간중간에 유머러스한 장면이 나오고 초반에는 대화하면서 웃음을 주는 내용도 나오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나왔다. 그리고 CG로 만들어진 호랑이가 정말 대단했다. 정말 호랑이 같았고 디테일한 부분들이 너무 잘 묘사되었다. 이런 CG호랑이와 연기를 하는 최민식(천만덕)의 연기력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소재가 우리 나라 사람들을 많이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소재였고 스토리만 조금 더 잘 짜여졌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좋은 영화였다. 한번 더 내용을 이해하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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