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등장하는 어린 왕자는 어리면서도 세상을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다. 또 그 사람을 파악하고 자신의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는데 너무나도 정확하다. 꼭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한 눈에 사람을 파악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동물과 대화하기, 그리고 별을 이용해서 순간이동(?)하기 등 어린 왕자의 겉모습이 사람이면서도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어린 왕자를 사람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외계인으로 바라보고 평가를 했다. 어쩌면 우주에 있는 작은 소행성에서 사는 어린 왕자를 사람으로 바라보고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웃길지도 모른다.
내가 어린 왕자를 외계인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그동안 이해가지 않았던 것들이 이해가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말을 한다던가, 어린아이치고는 엄청나게 철학적인 말을 하는 것 등등 사람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말도 안 돼! 사기야!’ 라는 말이 당연하게 뛰쳐나올 일들도 다 이해가 갔다. 그동안 사람들이 어린 왕자를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는 이것이라고 생각된다. 뭐 어린 왕자가 하는 말은 뭔가 깊은 뜻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국어시간에 ‘어린아이가 세상을 사심 없이 바라보며 평가한 것이다.’ 라고 배웠지만, 나는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왕자가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별에서 혼자 살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린 왕자는 거짓말이나 사기 등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생기는 것들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았고, 당연히 순수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그런 눈으로 바라본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어린 왕자는 외계인이다. 아니라고 외쳐도 읽다보면 어린 왕자가 사는 곳 자체가 사람으로서 살 수 없는 곳이다. 그러므로 어린 왕자는 외계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다 보니 E.T가 이 소설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여겨진다. 외계인이라고 사람들과 정신적, 신체적으로 똑같을 수 있겠나? 틀리겠지. 그러므로 어린 왕자가 겉모습은 어려도 판단능력이나 여러 가지 사고능력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을 훨씬 뛰어넘었을 수도 있다는 거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말한 것 중에는 ‘모든 것은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글쓴이가 주장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비평을 해보자면 여우에 관한 것이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자신이 길들여진다면 다른 평범한 여우들과는 다른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여우가 된다는 것은 맞지만, ‘다른 평범한 여우들과’ 라는 말이 틀렸다. 여우들은 똑같이 사는 것이 아니다. 어떤 녀석은 사냥감이 풍부해서 먹고 노는 여우가 있을 수도 있고,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는 여우, 자식이 너무 많아서 먹여 살리기도 바쁜 여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여우는 자신이 마치 다른 여우들과는 똑같은 생활을 한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다르다. 여우들이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하찮은 동물들이라서 그게 그거일 것처럼 생활하는 줄 알겠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여우들은 모두 다른 판단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러므로 평범한 여우란 이 세상에서 없다. 모두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한 ‘모든 것은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 라는 주장에는 반대되는 말이다. 만약 글쓴이가 이런 것을 생각해두고 위와 같이 다른 두 말을 했다면,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하여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사람들도 생텍쥐페리가 말한 바와 같이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이유라면 각자 모두가 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렇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자신보다 훨씬 낮은 위치에 있어도, 그의 인격이 자신보다 뛰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 없다. 그리고 다르게 말한다면 자신과는 다르기 때문에 적의를 드러내도 된다는 말도 될 수 있다. 자신과는 다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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