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이웃들이 살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들도 있겠지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보통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느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연탄길1' 을 읽어 보았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은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박하고 아름다안 꽃을 피워 낸 우리 이웃들의 실제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총 4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40개를 다 소개하기보다는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이야기 하나를 지금부터 소개할 것이다. 제목은 '너에게 묻는다' 이다.
만약 당신들의 앞에 시어버린 김치가 들어있는 너무 낡아 군데군데 허옇게 벗겨진 도시락과 김과 장조림, 명란젓이 들어있는 멋들어진 도시락이 있다면 무엇을 고르시겠는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멋들어진 도시락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너에게 묻는다' 라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김 대리는 청소부 아주머니의 낡은 도시락을 자신이 먹고, 낡은 도시락을 가지고 있던 아주머니에게 자신의 멋들어진 도시락을 준다.
주인공인 창수는 청소부 아주머니의 낡은 도시락을 보고 불결해보여서 한 입도 먹지 않았다. 식사시간이 ？나자 창수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아내가 보온병에 담아준 율무차를 준다. 그리고 그 율무차를 다 마신 아주머니는 맛있다면서, 계속 고맙다고 하였다. 그 날 집으로 돌아온 창수를 보자마자 그의 아내가 뜬금없이 물었다. 오늘 가져간 율무차의 맛이 이상하지는 않았냐고. 그의 아내는 그 율무차에 실수로 설탕 대산 맛소금을 넣었다고 말했다. 창수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짜디짠 율무차를 마신 것은 자신이 아니라 청소부 아주머니였기 때문이다.
청소부 아주머니는 비록 사람들이 보기에 불행하고 불쌍해보여도, 진정으로 마음이 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창수 또한 동료들과 김치를 먹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며 그에 대한 보상을 하는 양심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창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창수가 아주머니에게 율무차를 주었던 것은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가 싸준 만큼 그 율무차를 믿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창수는 악의로 짠 율무차를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준 것이 이다. 그저 잘못이라면 자신의 것을 남에게 줄 때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창수의 청소부 아주머니에 대한 태도가 드러난다. 만약 율무차를 주는 상대가 자신의 상사였다면 꼼꼼하게 확인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보다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청소부 아주머니였기에 거리낌 없이 율무차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창수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상사에게 준다고 해도 자신의 아내가 싸준 율무차이기에 자랑까지 하며 확인을 안 하고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상사와 청소부 아주머니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있기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끝에서 창수가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을 보면 그다지 오만한 사람도 아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심람하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자신의 잘못에 대해 죄책감을 충분히 느기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지만 이 이야기에서 저자가 우리들에게 하고 싶어 하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대방을 생각해주는 마음인 것 같다. 배려라고 해야 하나?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남은 자신과는 다른 또 다른 인격체이다. 그러므로 분명 그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하고, 자신이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했을 때 반성하며, 보상을 해줘야한다는 것이다. 절친한 친구라면 웬만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상대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거나, 자신의 예의를 갖춰서 상대해야하는 사람이라면 절친한 친구처럼 넘어갈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또한 넘어갈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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