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 지났고, 이제 그는 새로운 5년을 달리고 있는 중이다.
중학교 시절, 내가 한창 '세계'라는 무대를 동경하고 있었을 때 그 설렘과 기대에 '도전' 이라는 열정을 심어준데에 있어서 그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언뜻언뜻 들려오는 '유엔' 이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마 '반기문' 이라는 거장이 내게 전해주는 위대함과 존경심이 소리 없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아닌 전 세계의 대통령,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어서 소리없는 감탄만 질러댔다. 그 작은 나라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기구에서 현재까지도 분단의 길을 걷고 있는 유일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배출되었다는 건 내게 어마어마한 충격과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아직까지도'한국'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국가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은 어느샌가부터 '외교관'이 되어있었고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세계문화 교류, 모의 유엔, 포럼 등 적지 않은 활동들이 그에 맞서 생겨나고 있었다. 책또한 '국제기구 진출' 과 같이 세계를 바탕으로 직업을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한 이야기가 많이 출판 되었다. 나 또한 이미 국제적인 직업에 매료되어 세계로의 진출을 꿈꾸는 이들과 같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꿈을 기르고 여러 지식들을 습득해 나가면서 가치관을 좀 더 넓게 형성해나갔다. 그 중에서도 내가 자주 접한 매체는 '책'이었다. 많은 세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의지를 다졌다. '반기문과의 대화'도 그런 책이었다. 하지만 조금 달랐다. '대화' 라는 부분에서 부터다. 원래 '반기문 이라는 사람' 에 대한 책은 찾아볼 수가 없었기에 내게 색다른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유명한 LA타임스 논설실장인 톰 플레이트 라는 분이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그를 몇 차례 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었다. 책을 읽을 수록 이 책은 친절하고 따뜻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까지 '유엔 사무총장' 이라는 위대한 이름과 직책에 둘러싸여 알아볼 수 없었던 반기문이라는 사람의 가치관과 신념, 가치관을 비롯한 인성들을 둘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제기구 진출까지의 과정을 적어놓은 책들이 다반수였기 때문에 진출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이 내게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책은 정말로 솔직했다. 책의 저자인 톰 플레이트라는 기자가 말솜씨가 좋고 재치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난감한 질문과 요구하는 답변이 뚜렷한 질문들은 정말로 반기문에게 궁금했던 부분들을 딱 꼬집어내기에 환상적이었다.
그가 외교통상부에서 장관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시작하여 현재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을 맡은 지금 까지 그가 겪은 어려움과 고난 그리고 그 속에서 얻은 성취들을 하나하나 알 수 있어서 반기문에 대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처음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시절, 많은 언론인들과 직원들이 혹평과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고 한다. 평소 과묵한 편인 그가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혹평하며 서방 언론인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거렸고 심지어는 뉴욕타임스에 ' 이 남자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라는 기사로 1면에 실렸다.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그는 언론에게 호시탐탐 노릴 수 있는 먹잇감이었고 그에게 돌아오는 비난과 혹평은 그만큼 반기문을 꾹꾹 누르고 있었을 것이다. 낯선 땅에서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을 잘 몰라주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실망과 상처는 '유엔 사무총장' 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다 받아들여야 하는 숙제였다.
한 국가 내에서도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전 세계를 범위로 한 사람들에게서는 어떠하겠는가?
반기문 그도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이고 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 뿐이다. 이것은 아주 당연하고 지극히 일반적인 사실이다. 외국의 유명인사들이 유창한 말솜씨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 편, 반기문 사무총장은 말이 아닌 진심, 즉 행동으로 유엔을 이끌고 있는 것 뿐이었다. 방법만 조금 다를 뿐이지 그가 한 조직내에서의 수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고 있다는 사실은 같지 않은가.
나는 오히려 그런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개인의 신념을 무시하고 크게 생각하면 문화의 우월성을 적용하여 다른 이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그를 비판하려면 먼저 자기자신이 개방적이고 넓은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엄청난 박수를 몰고오는 말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물론 반기문 사무총장도 엄청난 횟수의 연설을 통하여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그의 리더십과 책임의식을 널리 알렸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가장 존경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행동'이다. 역대 사무총장과 달리 그는 자주 비행기를 탔다. 어느 나라에 지진이 났을 때, 내전이 발생했을 때,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등 그 나라에서 자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이코노미 석'도 마다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다. 아마 이런 진심이 하나하나 쌓이고 그를 지지하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래서 결국에는 그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5년을 더 이어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는 그가 유엔을 이끄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줄여가며 24시간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그를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종일 업무를 봐야하고 많게는 하루 10번이 넘는 연설을 해야할 때가 있을 정도로 그의 유엔에서의 하루하루는 결코 편안하지 않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호화로운 생활속의 외교관 떠올렸다면 그의 하루 일과를 알게 되는 순간 부터 그들의 이상향은 무너질 것이다. 정말로 세계를 사랑하고 세계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이야말로 세계인으로서 일할 자격이 있고 반기문은 충분히 사무총장에 적합하고 그에 넘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준 모든 모습들이 훌륭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높이 사고 싶은 점은 '환경과 여성'에 관한 정책들이다. 그는 최초로 '여성'관련 국제기구를 창설하였고 유엔직원들 중 여성의 비율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알고는 여성들의 승진기회와 채용기회를 넓기히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밑에서 승진하는 직원들의 후보자 명단을 그에게 제출할 때에도 그는 '여성'후보자를 올릴 때까지 다시 가져오라 했다고 한다. 유엔에서 양성평등의 잔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나는 적지 않게 놀랐다. 세계의 중심에 있는 그 곳에서 전 세계의 문제 중 하나인 '차별' 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실망스러웠고 그와 관련한 단체나 기구또한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반기문은 이런 유엔의 부족한 점들을 하나하나 채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는 '환경'에 관한 것인데 그는 유독히 환경에 관해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며 다가오는 재앙에 맞서기 위해 강대국 사이에서의 환경 관련협약을 성사시키기도 하고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 참여하여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현재 세계에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인 '기후변화'에 관해 추진력있는 정책들을 실천하는 그의 행동은 훌륭하고 유엔에 꼭 필요한 모습이다. 나 또한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아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 그리고 몇년 뒤에는 실제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반기문 처럼 진심을 통한 리더십을 발휘할 예정이다.
나는 사람들이 그를 통해서 단순히 외교관이 되고 싶다거나 세계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기 보다는 반기문이 유엔에서 보여준 모습과 신념을 본받아 그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지위에 맞는 인재상이 되기 위해 먼저 자기자신의 내면을 가꾸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국제기구 진출을 위해 필요시하는 외국어능력과 전문지식에 매달리기에 앞서 진정으로 개인 그리고 대한민국이 아닌 전 세계를 책임지는 사람에 걸맞게 끊임없이 나를 되돌아 볼 것이고 진심으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여는 준비를 할 것이다.
나는 그를 존경한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한 소리겠지만 세계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에도 나는 반기문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이 존경받을 거장이라 생각한다. 결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의 테두리에 현혹되어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일반 직원이었더라도 이렇게 책으로 나올 정도로 모든 사람들은 그를 칭찬하느라 바쁠 것이다. 이제 그에게는 몇 년의 시간이 남았다. 그가 원대한 목표를 하나 삼았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짧고도 긴 시간이 될 남은 임기 동안 나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그 모습 그대로 차분히, 때로는 '무턱대고'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예상치 못한 적극성과 노력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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