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리& 마이트너 마녀들의 연금술 이야기는 19세기에 활동했던 여성 물리학자 마리 퀴리와 리제 마이트너의 일생과 성과에 대해 쓴 책이다. 19세기, 여성들의 기본적인 학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시기에 여성의 몸으로써 과학자로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처럼 느껴졌을 법도 한데, 두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기회를 쫓아 결국 인류의 발전에 한 획을 긋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둘은 19세기 말에 태어나 과학에 대한 꿈을 품게 되었다. 남자들이 다 대학을 가고 제 꿈을 찾아가는 시기에 그녀들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공부에 대한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앞에서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극복함으로써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마이트너는 ‘마투라‘라고 하는 대입시험이 여성들에게는 응시자격 자체가 주어지기 않았기 때문에 낙담한 채 꿈을 잃고 살아가던 시절도 있었었다. 하지만 어느날 오스트리아 대학이 여성입학을 허가 하자 마자, 마이트너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공부를 다시 시작해 당당하게 빈 대학에 붙게 된다. 퀴리 또한 과외로 학자금을 모아가며 어렵게 어렵게 대학공부를 했다. 그렇게 들어서게 된 대학의 문지방 안에서 남자 못지 않은 뛰어난 기량을 보이지만 마냥 수월했던건 아닌듯 하다. 그저 성별을 이유로 받게되는 주위의 안좋은 시선들이나 연구에 참여 거부를 당하는 둥 많은 차별을 받으며 분명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해냄으로써 나중에는 라듐이나 핵분열, 방사능 발견등 인류를 한발짝 더 발전시키는 위대한 업적을 일궈 노벨상도 받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자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적 편견같은 요소들을 생각해서 ‘정말로 과학분야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들 법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망망대해에 뛰어들 수 있는 그 열정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 사람들은 여자가 공부를 하게 되면 성격이 다루기 고단해질까봐 두려워했고 또 자신의 일을 하게 되면서 가정 일에 소홀히 하게 될까봐 걱정했다. 남녀 구분 없이 대학에 가는 것이 당연시 되고 여성들이 일에 종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책에서는 여성 과학자의 개인적인 노력과 업적만이 아니라 거기에 남성 과학자의 지지와 인정이 있을 때 사회적인 편견을 극복 할 수 있다고 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퀴리와 마이트너에게도 남성 과학자들의 도움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방사능을 발견한 퀴리부부라고 묶어 언급하는것처럼, 퀴리에게는 든든한 남편과 사위의 연구 도움에 힘입어 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고 마이트너에게도 삼십년이상을 함께 핵분열을 연구해온 오토 한이라하는 남성 과학자인 친구가 있었다. 둘에게 아무리 과학분야에 대해 날고 기는 재능이 있었다고 했지만 옆에서 이러한 지원자가 없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특징을 안고 태어나 협력하고 보완하는 관계를 이룰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책 속에서 퀴리는 방사능 원소를 발견하기 위해 광석에서 원소들을 추출해내며 라듐이라는 아주 강력한 방사능 물질을 발견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심지어 자연계속에 존재한다고 보장하지도 못하는 것들을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것이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토록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단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무모한 호기심 역시 인간의 중요한 특성들 중 하나인 것 같다. 역시 과학의 매력은 존재하지만 감춰져 있는 것을 이해 하는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평소에 그리 접할 기회가 없었던 핵이라는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이트너가 발견한 핵분열에 대한 설명을 제일 인상 깊게 살펴 보았는데, 내가 알게 된 내용은 이러하다.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에 중성자를 쏴주면 그게 또 다른 중성자와 좀 더 가벼운 원자핵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중성자는 주위의 또 다른 원자핵에 들어가 또 다시 분열을 일으키고, 또 거기서 발생한 중성자와 원자핵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하나의 분열이 또 다른 분열을 낳아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아마 이를 큰 그림처럼 나타낸다면 하나의 커다란 폭죽이 터지는 모습 같을 것이다. 이런 핵분열은 원자폭탄의 원리인데, 그렇게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오게 되는 폭탄이 겨우 원자핵 하나가 흡입한 중성자 때문이라는 것이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여자와 과학의 관계를 위주로 마리 퀴리와 르네 마이트너의 이야기를 풀어간 것에 따라 책을 읽으면서 두 과학자의 일생과 업적, 또 더해서 남성에 초점이 맞춰진 19세기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들이 여자 과학자로서 가지게 된 화려한 위상에 대해서 흔히 알고 있지만 여성이였기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은 대체로 모르고있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나는 퀴리가 왜곡된 언론의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나, 마이트너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연구소 출입을 제약받으며 지하실에서 실험을 해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물론 거의 백년도 넘은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현재에 역시 여성 과학자들의 수가 남성 과학자들의 수보다 상대적으로 사실인건 여전하다. 또 차별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또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하루빨리 과학이 남성의 과목이라는 편견을 지우고 여성 과학자들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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