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관련 한 책들이 찾기가 쉽지 않았다. 독후감을 쓰기엔 너무 어려운 책들이 많기도 했고, 푸른 지구별에 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가 환경 문제라는데 그게 뭔가 가슴에 와 닿는 현실적인 내용을 찾자니 어떤 책 중간 중간에 소개 된 내용들은 많아도 내가 찾는 그런 책은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동화책이 보였다.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라는 제목의 환경동화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크게 번진 공해병 '미나마타 병'을 직접 치료하신 '하라다 마사즈미'라는 일본의 의사선생님이 쓰신 동화였다.
시라누이 바다는 옛날부터 갖가지 해산물이 풍부한 바다였다고 한다. 이 고장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바다로 이십여 만 명이나 되는 어민들이 바다에서 나는 생선과 조개, 해초 따위로 돈을 벌며 바다와 더불어 살아갔다.
여기에서는 그런 시라누이 바다가 육지 쪽으로 들어와 배가 드나들 수 있게 된 <미나마타 만>이 배경이 된다.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갯가 바위 위에 내려앉아 꼬리로 바위를 콩콩 찧는 바위딱딱이 새가 날아오르려다 바위에서 데구루루 굴러 떨어지고, 마당 끝에서 먹이를 쪼고 있던 까마귀가 날아오르려다 그물에 걸려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만 일이 생긴 것은. 그뿐 아니었다. 저녁놀이 빨갛게 물든 바다로 고양이가 뛰어들었다. 갯가에 나가면 바위에 붙어 있던 굴이 딱지가 벗겨진 채 썩어서 고약한 냄새가 났고 문어나 검은 도미 같은 바다 고기가 아이들 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게 됐다. 그전에는 한 번도 없었던 그 모든 게 다 잘못된 일이었다.
그러더니 아이들이 이상하다. 다섯 살이 되었는데도 스스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밥알을 자꾸 흘린다. 그러더니 아예 손을 바들바들 떨더니 밥공기를 떨어뜨리고 곧 손발도 전혀 움직이지 못 하더니 경련을 하다 쭉 뻗은 채 굳어버린다. 거기다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거림이다. 고양이가 바다로 뛰어들더니 그 병이 아이에게 옮았는가 걱정 해보지만 모를 일이다.
한 명의 아이가 아니다. 언니가 그러더니 잇달아 동생이 그런다. 아니 옆집도 그 옆집도 마을 전체가 이상한 병으로 죽어간다.
그렇게 온 마을이 죽어가는 병에 걸린 게 최신 시설을 갖춘 화학 공장이 독이 섞인 대량의 폐기물들을 바다에 버려 생긴 것이다. 처음엔 바다에 사는 조개랑 물고기가 그걸로 앓다가 그걸 먹는 새들이 고양이가 그리고 우리 인간이 이런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린 것이다.
아무리 독한 폐수가 바다에 섞여 들어가도 당분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자연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결국 용량초과의 독극물을 인간들 스스로 인간에게 들이 붓고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지만 뭐 내 아이만 아니라면 좋겠다고 빌면서.
아이는 엄마와 탯줄로 이어져 있어 엄마의 혈액에 녹아 있는 영양분을 공급받아 산다고 한다. 또 이런 아이와 엄마사이에 태반이 있어 엄마에게 들어간 독물을 아기 쪽으로 들여보내지 않아서 뱃속 아기를 지켜 왔는데, <미나마타 병>의 원인이 된 유기 수은과 같은 독은 이런 태반마저 통과 해 버린다고 한다.
환경이 유기 수은으로 더럽혀져서 물고기의 몸에 수은이 고이고, 그것을 먹은 엄마 몸이 오염되면 뱃속 자궁까지 오염되어 아기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데, 그렇게 태어난 아기들은 <태아성 미나마타 병>에 걸린 채로 태어난다고 한다. 젖 빠는 힘도 약하고 몸 전체가 물렁한게 도무지 힘이란 게 없는 아이들. 돌이 지나고 두 살이 되어도 목을 세우지도 못하고 몸을 뒤집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그저 울기만 하면서 침을 질질 흘려 이불은 축축하게 젖게 하는 그런 모든 병이 그 시작은 화학공장에서 바다로 버려진 폐기물 때문이었다니 도대체 뭘 한걸까?
세계에서 가장 크게 번진 공해병 <미나마타 병>은 현재 공인 된 환자 수만 2,200명이 넘는데 그중 절반은 이미 죽었다고 한다. 바다에 버린 공장 폐수에 섞인 메틸수은 때문에 물고기와 조개류가 오염되었고, 그것을 먹은 사람들이 수은 중독되어 걸린 병, 거기다 엄마 뱃속에 있던 아기들 마저 걸린 이 병 <미나마타 병>!
"병이 발견되고, 원인이 밝혀졌으며, 일본 정부가 이미 <미나마타 병>을 정식으로 공해병으로 인정하고, 회사가 배상금을 내놓았어도 환자들의 증상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라고 말하는 내용을 보고 그래 그런 모든 것들은 뒷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고요.
책에서 환자들은 보상금이 아니라 우리에겐 너무도 평범하고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관계, 학교생활 꿈을 원하고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격려의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이 지구별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흔들거리는 몸을 추스르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미나마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전국을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고합니다. '자연에게 하고 있는 못된 짓이 바로 인간인 우리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짓'이라고요.
그러면서 정부가 정식으로 책임을 인정하든 하지 않든 환자들은 자신들의 부모님보다 몇 배나 더 오래 살아가야 할 자신들의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는 일이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정부가 꼭 해야 할 일, 기업가가 꼭 지켜야 할 일,우리가 절대 눈감아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고, 누구든 그일을 게을리 한다면 그건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를 읽는 내내 가슴에 그 어떤 것이 오르락 내리락 자꾸 흔들어 놓았습니다. 눈이 붉어도 지고 주먹도 쥐어지고.
<미나마타 병>은 소중한 우리 환경을 지키는 일은 결코 다른 누가 아닌 나를 위한 일이란 생각을 갖는 등대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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