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니 전쟁은 제 1차 포에니 전쟁(B.C 264 ~ B.C 241) 과 제 2차 포에니 전쟁(B.C 219 ~ B.C 201) 로 나뉘는 로마와 카르타고의 큰 전쟁이다. 제 2차 포에니 전쟁은 한니발 전쟁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니발이 알프스 산을 넘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만으로 알고 있었던 포에니 전쟁을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 전쟁을 한니발이 예상치 못한 경로로 로마에 쳐들어가서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 전쟁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한니발이 넘어오기 전 큰 전쟁이 한 번 있었던 것을 알고 '아, 내가 모르는 것이 많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1차 전쟁에서는 카르타고가 로마에게 일방적으로 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 주변 지방을 로마에게 넘겨 주고 제해권까지 모두 로마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그 당시 로마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변 국가를 포섭하고 있었다. 로마가 침략해서 승리한 나라에게 병력을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완전한 자치권을 인정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 나라들은 '로마 연합'으로 불렸다. 이렇게 관계가 되면 상당히 결속이 강해져 잘 이반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면에서 이것은 상당히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2차 전쟁 때 한니발은 이 로마 연합을 깨뜨려서 자신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쳐들어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로마와 정면으로 맞싸웠는데, 계속해서 한니발이 대승을 거두었다. 그렇게 해서 도미노처럼 여러 지역이 자신에게로 오기를 노렸는데, 몇몇 지역이 오기는 했어도 그 주변의 여러 지역이 도미노처럼 오지는 않았다. '로마 연합'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로마는 마음놓고 전쟁을 하였다. 그렇지만 한니발은 대단했다. 여러 지역을 자력으로 평정해 나갔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한니발 밑에는 출중한 장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로마 쪽에서 철저히 한니발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기습을 하고, 한니발이 없는 지역에는 공격을 퍼붓는 전략으로 나오자 결국 무너지게 되었다. 이렇게 기원전 201년, 길고 길었던 전쟁이 끝이 났다.
우리는 2차 전쟁만을 거의 알고 있었다. 그런데 1차 전쟁을 알게 되고, 2차 전쟁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게 되자 신세계를 본 것 같았다. 또한, 신출귀몰한 한니발의 전술을 자세히 알게 되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만약 그 때 한니발 밑에 출중한 장수가 몇 명 있어서 그런 전략에 무너지지 않고, 로마에게 승리를 거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현재 "모든 길은 카르타고로 통한다"로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니발도 대단했고, 로마인들도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로마의 전략에 당하고 있을 때, 한니발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런 식으로 당한 것이 분하기도 하고, 자신의 밑에 출중한 장수가 없다는 것을 한탄했을 것이다. 또한 '조금만 더 잘했으면 로마를 이길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허탈해했을 것이다.
이러한 책은 매번 나에게 전율을 주고, 손에서 잘 떼지 못하게 하며,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나에게 딱 알맞는 책이 딱 이런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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