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꽃집 딸. 선생님을 좋아한다. 선생님은 꽃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매일 시든 꽃을 뽑고 싱싱한 꽃으로 바꿔서 심는다. 장미는 그때 행복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런 장미의 행복이 반으로 줄어드는 일이 생겼다. 누군가가 계속 시든 꽃을 뽑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미는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잠복을 했다. 범인은 바로 동권이!! 장미는 동권이를 덮치지 않고 미행했다. 장미가 제일 알고싶었던건 범인이 아니라 그 꽃을 왜 가져갔는지를 알고싶었기 때문이다. 동권이는 가난하고 눈 먼 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장미는알았다. 동권이는 눈먼 할머니를 위해 꽃을 가져간 좋은 아이라는 것을. 장미는 할머니와 동권이의 대화를 더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왠지 모를 알싸한 슬픔 같은 게 가슴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부터 장미는 시든 꽃 대신 아침마다 동권이에게 예쁘고 향기좋은 싱싱한 꽃을 가져다 주었다. 할머니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냄새로 무슨 꽃인지 다 알아맞추셨다. 내가 만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냄새로 꽃의 이름을 알아맞출 수 있을까?아마도 못할것 같다. 가난하지만 꽃 하나로 행복해하는 할머니와 동권이를 보고 있으니 나도 행복했다. 그리고 따지지 않는 장미의 예쁜 마음씨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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