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이 쓴 삼국 유사에 기록된 조신전에서 나오는 조신은 승려의 신분으로 날리군의 태수 김흔의 딸에게 한 눈에 반하여 사랑하게 된다. 그 후로 매일매일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잘 되게 해달라고 관음보살상 앞에서 빌고 또 빈다.그러나 김씨 낭자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간다는 소식을 듣고 관음보살에게 원망하며 울다가 지쳐 잠이 든다.
꿈속에서 김씨 낭자는 시집갔다가 조신과 부부가 되려고 돌아 왔다며 조신에게 받아달라고 말한다.그렇게 둘은 부부가 되고 50년 동안 함께 살지만 가난과 배고픔에 허덕인다. 15살이었던 첫째 아들은 굶어 죽고 10살난 계집아이는 동냥을 얻으러 갔다가 개에 물려 온다.결국 김씨 낭자는 조신과 헤어지자고 하고 조신은 그녀의 제안을 기뻐하며 받아들이면서 아이 둘둘 나눠 데리고 헤어지는 장면에서 잠을 깬다.
꿈에서 깬 조신은 자신이 부끄러우면서 그녀에 대한 욕망, 세상에 대한 욕망까지 버리고 자신의 재산을 바쳐 절을 짓고 살아간다. 조신은 여인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품었지만 마지막에는 세속적인 욕망을 버렸다. 왜 그런 것일까? 궁금했다.
욕망은 원하는 것이고 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먹고 싶은 것, 자고 싶은 것, 물질에 대한 것 등, 어떤 사회에서든지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망일 것이다.그러나 조신전에 나온 조신의 욕망은 헛된 욕망이자 무모한 욕망,욕심이다. 왜냐하면 김씨 낭자와 함께 사랑한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 좋아한 것을 가지고 떼를 쓰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씨 낭자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갔을 때 행복하기를 바랬어야 했다.
영화 <박수건달>을 보면 영혼을 볼 수 있는 무당이 된 조폭이었던 주인공이 있다. 어느 날 자신이 속해 있던 조직의 회장이 영혼이 되어 주인공에게 나타났다. 그 회장은 죽을 때 목욕탕에 죽었는데 수건 한장을 허리에 걸치고 죽은터라 주인공에게 자신의 육체를 양복도 입혀주고 머리도 빗어주어 멋진 모습으로 치장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은 "인생 살아봤자 아무 필요 없다! 회장 자리에 오르려고 온갖 짓을 다했지만 결국 죽어서 가져가는 것은 수건 한장이야."라고 말한다. 회장은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온갖 범죄를 저질렀지만 죽고나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 것이다. 이 회장도 자신이 살아가면서 헛된 욕망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죽고 나서 영혼이 되어 깨달은 것이다.
영화에서 나온 회장은 조신의 경우와 다르지만 결국 헛된 욕망으로 인한 삶이 허무하다는 것을 느꼈다. 조신 또한 헛된 욕망은 고통을 낳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인생 무상을 느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치있는 욕망은 무엇일까? 가치있는 욕망은 한 가지 목표, 꿈을 정해 놓고 그 꿈을이루기 위해 피땀 흘리며 결국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발이었던 박지성은 평발이었기 때문에 달리기는 오래 할 수 없었지만 수 백 번, 수 천 번 노력하고 노력해서 지금은 세계에서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었다. 과연 그는 꿈을 이룬 허무함, 허탈함을 가질까?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인한 결과물에 대해 만족하고, 뿌득하고 자기 자신이 대견하고 행복할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 하지만 조신전의 조신과 <박수건달>의 회장같이 헛된 욕망을 가져 인생 무상을 느끼는 것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최선을 다하며 사는 인생은 결코 인생의 허무함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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