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에 쓰여진 책들 중에서는 실록, 의서, 소설 등의 여러 가지 책들이 있었을 것이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에서는 조선 시대에 책 때문에 일어난 13가지 일들이 나와 있다. 제목에는 위험한 책들이라고 되어 있지만 책으로 보는 조선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을 것 같다. 큰 사건도 몇 가지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들 중에 영조가 '주린'이라는 청나라의 작가가 쓴 <명기집략>이라는 책을 보고 분노하여 그 책을 보거나 판 사람들을 모두 잡아 처형하거나 노비로 만든 사건이 있었다. 처형당한 사람들 중에는 그 책을 팔지 않은 상인들도 있었다. <명기집략>은 역사서였는데,고려 말기에 친원정책을 펼치고 독재정치를 하다가 이성계, 최영에게 죽은 이인임이라는 사람이 이성계의 아버지라는 설정이 들어 있었다. 왕실을 위협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영조가 불같이 화가 났었던 모양이다.
<명기집략>이 그런 책인 것을 알았으면 바로 불태워 버려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왕을 못 믿게 되었거나, 호기심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하지만 명기집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왕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정작 중국에서는 그것이 불온서적이라고 하여 모두 불태워 버려서 그 책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전후에 중국 소설, 연의 등이 많이 들어오고, 한글로 번역되어 일반 백성들에게 퍼졌다. 여성들도 영웅 소설 등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연의 같은 것을 읽으면 중국의 역사에 대해 잘 알 수 있다고 해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되었다. 그 소설, 연의 등을 보느라 여성들이 집안일은 돌보지 않고 책만 보았던 것이다. 상중에 책을 보다가 걸려서 쫓겨난 여성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소설들은 모두 불태워 졌다.
집안일도 돌보지 않고 책을 볼 정도면 책이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보다는 집안일이 더 중요하다. 시간관리를 잘 하면서 책을 보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책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게 하고, 여자들이 집안일을 돌보지 않게 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책을 잘 보지 않는다. 책에서는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매일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 시대에 잠깐 스마트폰을 놓고 책을 본다면 좋을 것 같다.
HOM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