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내가 중학생때부터 자주 들어본 책이다. 신혼부부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들어왔다. 소문과 같이 책 내용은 남녀의 심리적 '차이'를 분석한 것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비유될 정도로 그 '차이'가 크다. 이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설명하고 있다. 기본적인 예시를 들자면 남자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대로 움직이고 이를 통해 무언가를 성취함으로써 기쁨을 느낀다. 여성은 존중받고 감정을 이해받으며 기쁨을 느낀다. 이것이 가장 기초적으로 깔려있는, 앞으로 언급될 모든 차이의 바탕이라고 난 판단했다. 이 기본적인 차이로 일어나는 해프닝들과 어떻게 하면 남녀사이에서 충돌이 없을 수 있을지 다룬 게 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책의 출발은 서로 다른 두 별에서 온 남녀로 시작된다. '차이'를 강조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다른 행동패턴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전하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요구하기만 하니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인기가수 두명이 부른 '잔소리'라는 노래가 있다. 작사가가 이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썼나 싶을정도로 이 노래 역시 이 책처럼 남녀의 차이를 다뤘다. 여자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또 그 상대방이 나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잔소리를 한다. 한마디로, '애정의 표현'이다. 그렇지만 남자는 자신을 믿지 못해서 잔소리를 한다고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례들중 하나가 바로 '잔소리' 부분이다. 사소한 잔소리라는 소재에서도 남녀는 이렇게 받아들이는게 다른것이다.
두번째는 행동의 제어와 감정의 제어이다. 난 여성이기 때문에, 감정을 제어받는게 얼마나 서러운지 알고있다. 하지만 남자들이 행동을 제어받았을때 이런 감정을 느낄줄은 몰랐다. 남동생과 다투는 이유가 여기 있는것 같아 매우 공감했다. 동생의 행동이 탐탁치 않아 누나로서 충고해주었을 뿐인데 그것이 동생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동생 역시 나의 푸념을 너무 분석적으로 따질때가 많아서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래서 동생에게도 책을 추천해 주었다. 어쨌든 우리 남매는 서로가 다른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싸웠던것 같다. 이 부분에서 글쓴이는 여성에게 말한다. 그저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라고. 이제 동생의 일에 하나하나 지적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는 누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자는 고무줄이고 여자는 파도이다? 난 글쓴이를 비유의 귀재라고 표현하고 싶다. 여러 번 감탄사가 나오는 비유들이 등장했지만 고무줄과 파도는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남자란 동물은 도로 잡아 당겨질때까지 멀어지려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풀어말하면, 친밀감의 욕구가 채워지면 그들은 자유와 독립을 꿈꾸게 되고, 그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면 다시 친밀해지려고 한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여자는 당황하지 말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글쓴이는 충고한다. 그렇다면, 여자는 왜 파도인가? 여자는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여자의 자부심은 최고조에 이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단번에 기분위 추락한다. 파도가 꺼진 시점에서 여자는 상당히 풀이 죽고 예민해진다. 이때 여자는 사랑이 필요하다. 남자들은 이럴때 여자에게 애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글쓴이는 충고한다. 암, 옳으신 말씀이다.
남녀관계가 오직 연인사이나 부부사이만 뜻하는 게 아니다. 두번째 사례에서 말했듯이 형제간의 관계 혹은 친구관계도 포함한다. 비록 지금 나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핵심인 '차이'를 언제나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누군가가 내 옆에 있을때 그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심리에 관한 책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이 책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심리를 배워보고 싶어졌다. 친구가 추천한 '모텔비가 아까운 남자'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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