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생중계, 고래싸움을 읽었다.
생중계, 고래싸움/새빨간 지갑/김과 고춧가루/블로그, 초원의 집 이렇게 네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어쩌면 내 옆 반, 옆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너무나 친숙하고 재미있다.
네 편 중 가장 재미있던 편은 바로 '김과 고춧가루'. 이상형이며 좋아하는 혜리의 이에 낀 김과 친한 친구인 아영이의 이에 낀 고춧가루라는 독특한 주제로 초등학생 남학생의 소심한 짝사랑을 담아낸 편이다. 하지만 '김과 고춧가루'는 짝사랑을 하는 에피소드만이 아닌 전에는 더럽게 보였던 아영이의 이에 낀 이물질이 자신에게 해준 따뜻한 행동을 알고 진심을 알며 더럽게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한발자국 더 나간다.
생중계, 고래싸움은 가족, 친구들과의 갈등과 화해를 그려낸 작품이다. 살면서 누구나 겪어보지 않을 수 없는 가족, 친구들과의 갈등.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닌 가족, 친구들과의 갈등을 재미있으면서도 생생하게 그려낸다. 마치 우리 옆 집에서
생긴 부부싸움의 상황을 생중계 하는 것처럼.
'새빨간 지갑'. 제목을 읽자마자 새빨간 거짓말이 떠올랐다. 작가도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말에서 생각해 새빨간 지갑이라 이름 붙인것일까? 지갑을 잃어버린 이야기로 시작해 친구와의 갈등까지 나아간 새빨간 지갑. 부모님 덕분에 친해진 두 친구가 부모님 때문에 사이가 멀어진다면 기분이 어떨까? 적어도 나라면 결코 기분이 좋지는 않을것이다.
블로그, 초원의 집. 블로그! 블로그! 우리에게 친숙한 블로그! 블로그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는데, 블로그, 초원의 집은 아빠를 그리워 한 아들이 아빠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초원의 집'을 찾으며 아빠에 대한 생각을 고친 가족간의 갈등이면서 사랑을 그린 이야기이다.
항상 이 책은 하나의 주제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의미를 두는데, 그래서 더욱 더 의미있는 책이 아닐까? 권투장갑을 끼고 있는 남자와 여자가 금방이라도 싸울 듯 긴장하고 있고 그 사이에 조그만 여자아이가 그려져있는 표지그림도 참 재미있는데 책 뒤를 참조해보면 아마도 그 여자와 남자는 고래, 그 사이의 여자아이는 새우인 것 같다. 세상 모든 새우들이여, 힘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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