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이라하면 대개 어렸을 때 한 번 쯤은 읽어본 책일 것이다. 나 역시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어보았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줄거리도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에 레미제라블이 영화로 개봉되었고 먼저 본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추천해서 보러 가게 되었다. 새로운 감동과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줄거리는 우리가 아는 소설과 비슷하다. 주인공 장 발장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지내고 가석방되지만 세상으로부터의 배척과 멸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굶주린 조카를 위해 빵 하나 훔친 것 때문에 19년이나 감옥 생활을 한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본래 빵을 훔친 형은 19년 보다 적었으나 탈옥 시도를 여러 번 해서 감옥생활을 오래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는데 탈옥 시도는 본인이 자처한 것이므로 그것에 대한 책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감옥에서 19년이나 지낸 장 발장이 사회에 나와서도 고운 눈초리를 받을 리 없었다. 잠도 재워주지 않고 비난 받던 도중 미리엘 신부의 집에서 그를 받아준다. 그는 따뜻한 밥과 침대를 제공받지만 은 식기를 훔침으로 신부의 은혜를 저버리고 만다. 다음 날 장 발장은 체포되지만 미리엘 신부의 사랑으로 용서받는다. 정말 이 장면을 보면서 신부가 대단하게 여겨졌다. 나 같으면 너무 어이없어서 고소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미리엘 신부의 사랑에 감동한 장 발장은 그 후 장 발장으로써의 삶은 버리고 마들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석방 상태였지만 도주해서 신분을 위조한 것이다. 그는 차곡차곡 경력과 실력을 쌓은 뒤 시장이 되는 장 발장은 맡은 시를 부유하게 만들어주고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다. 시장이 되어있는 장 발장은 19년 감옥 생활을 할 때 만난 자베르 경감을 만나게 된다. 자베르 경감은 법만은 신용하는 사람으로 시장이 장 발장과 비슷하게 생겼고 또 괴력을 쓰는 장면을 보고 장 발장이라 의심해 상부에 보고한다. 이 부분을 볼 때 자베르 경감은 인정보다는 법에 철두철미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법만이 사회 안전을 위한 길이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자베르 경감의 예상은 빗나가게 되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 범인으로 붙잡힌 것이다. 장 발장은 자신이 장 발장인데 다른 사람이 잡혔으니 어떻게 할까 갈등을 한다. 하지만 불쌍한 사람을 감옥살이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 자백을 한다. 자베르 경감은 장 발장을 체포하려 하지만 시장 생활을 할 때 만난 판틴의 딸 코제트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달라고 한다. 판틴은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인데 우연히 장 발장이 시장일 때 만나게 되어서 딸의 보호를 부탁한다. 자신도 위기 상황이지만 판틴과의 약속을 위해 코제트를 지키기 위한 장발장의 노력이 대단해 보였다.
자베르 경감은 장 발장에게 시간을 주지않아 그는 코제트와 함께 또 도주한다. 다시 오랜 세월이 흐르고 코제트는 꼬마에서 숙녀로 성장한다. 코제트와 장 발장은 수도원에서 지내다가 다른 은신처에 살게 되는데 이 때의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의 시점이었다. 학생 혁명가들은 프랑스의 혁명을 꿈꾸었고 그들 중 한명인 마리우스는 코제트와 첫눈에 반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 은신처도 자베르에게 들켜서 떠나게 되고 코제트는 작별인사도 못한 채 마리우스와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식지 않았고 그 사랑을 알게된 장 발장은 마리우스를 찾아가 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도중에 장 발장은 혁명군에 인질로 잡혀있는 자베르를 만나게 된다. 장 발장이 자베르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자베르는 당연히 죽을 것이라 생각하였으나 장 발장은 그의 목숨을 살려준다. 도망가라고 말하는 장 발장에 모습에서 따뜻하고 넓은 그의 마음을 느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가차 없이 자베르를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증오보다 사랑을 선택했다. 아마도 그의 마음은 예전에 자신을 용서해준 신부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랑의 큰 힘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 후에 혁명에서 죽을 뻔한 마리우스를 데리고 나가던 장 발장은 다시 자베르 경감을 만나게 된다. 자베르는 장 발장을 죽이려 하나 결국 죽이지 못하고 그를 보내준다. 그리고 자신을 자책하다가 강에 빠져 죽는다. 오로지 법만을 신뢰하던 그에게는 치욕스러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죽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지만 자베르 경감이 죽어서 슬펐다. 살아있었다면 그도 받은 용서를 남에게 베풀며 살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마리우스는 깨어나서 코제트를 만나게 되고 결국 둘은 결혼한다. 결혼하기 전 장 발장은 마리우스에게만 사실을 털어놓고 다시 수도원으로 가서 혼자 지낸다. 코제트는 그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슬퍼하지만 결혼식을 행복하게 맞이한다. 결혼식을 끝내고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장 발장을 만나러가고 서로 웃으며 축복하며 장 발장은 숨진다. 그가 죽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사정없이 났다. 너무 슬퍼서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미리엘 신부가 장 발장을 사랑으로 용서해주었고 장 발장은 자베르의 목숨을 살려주었다. 미리엘 신부가 장 발장을 소중하게 대해주었기 때문에 장 발장은 코제트를 아껴줄 수 있었다. 사랑이든 증오든 사람은 받은 대로 주고 배운 대로 행동하게 되어있다. 용서의 힘은 위대하다. 모두가 사랑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이 세상에는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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