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영화 '타워'를 보고 왔다. 친구들 중 한명이 '타워' 개봉 전부터 계속 보러가자고 했던 참이라 별 생각 없이 영화나 한편 본다는 생각으로 영화관에 앉아 있었다. 솔직히 영화가 시작 하고 초반에는 별 생각 없이 보면서 팝콘과 오징어만 계속 먹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의 상황이 점점 고조되면서부터 팝콘과 콜라, 오징어에는 손 하나 대지 않고 영화에 빠져들었고, 참혹한 재해 속에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기 까지 하였다.
'타워'는 대한민국의 103층짜리 초호화 빌딩에서 벌어지는 화재와 사회의 권력가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대호'는 딸과 함께 살고있는 굳센 아빠이다. 크리스마스 날에 자신이 근무하는 타워 스카이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딸에게 보여주기 위해 딸을 타워 스카이에 초대하게 된다. 밀린 업무가 많았던 대호는 딸을 자신이 짝사랑 하는 윤희씨에게 맡기게 되고, 오후에 크리스마스의 메인 이벤트인 눈이 뿌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눈을 뿌리고 있던 헬리콥터 한대가 바람의 영향으로 인해 빌딩의 70층 이상 고층에 충돌하게 된다. 초고층 건물이기는 하지만 60층 이상에는 화재 대비 장치가 제대로 설치 되어 있지 않아서 불은 점점 번져가게 되고, 결국 사람들은 하나 둘씩 목숨을 잃어간다. 딸을 구하기 위해 대호는 소방 대원들을 도와 빌딩의 구조를 알려주고, 결국 딸을 찾아 밖으로 나가게 된다. 하지만 윤희가 빌딩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고, 소방 대원들과 다시 한번 타워 스카이에 들어가게 된다. 지하에 가두어 둔 물을 모두 방출 시켜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방관 '영기'는 자신이 직접 희생하여 물 탱크를 폭파시키기로 하고, 아내와 처음으로 같이 보내려고 했던 크리스마스 날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그 사진 밑에는 '우리나라 소방관의 평균 수명은 65세, 지난 5년간 사망자는 32명, 부상자는 1660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끔찍한 사고현장의 목격으로 인해 환청과 악몽에 시달린다.'라는 글이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소방관'이라고 하면 무조건 멋있고, 불도 한번에 진압 시킬 것 같은 그런 사람들이고, 어려운 일들도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같은 반에 있는 남자 아이들 중에서도 소방관이 꿈이라고 하는 아이들도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영화 '타워'를 보고 소방관에 대해 생각 해 보니, 그렇게 쉬운 직업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숨을 담보로 내놓고 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을 구해야 겠다는 일념 하나로 일하는 것을 보니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고마움이 생겨났다. 영화 안에서 경찰 서장은 영기에게 권력층을 위주로 구하라는 명령을 하지만, 영기는 경찰 서장에게 무전기로 "일가족 세명 구출했다. 강아지까지 포함해서. 그러니까 무전 끊어 개새끼야!"라는 욕을 하며 무전기를 버리고 자신이 스스로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권력층을 먼저 구하고, 나머지는 내버려 두라던 경찰 서장의 말은 우리나라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돈이 있는 권력층만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보여줘서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재해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해운대'를 볼 때는 자연 재해에 대한 무서움과 물도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 '타워'에서는 불에 대한 무서움도 많이 느꼈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 엘리베이터 안에 타서 밑으로 내려 가던 도중 불 바로 위에 멈추는 바람에 사람들의 신발이 녹고, 살이 타고, 결국은 엘리베이터가 폭발해 사람들은 죽게 되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일들이 충분히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섬뜩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고층빌딩 화재 사고는 없었지만,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르는 고층건물의 사고를 대비하여 더 튼튼한 건물로 내진설계하고, 사고에 대한 대비책들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방관들에 대한 혜택도 더욱 다양 해 졌으면 좋겠다. 정부의 지원금과 더이상의 소방대원 사망자를 없애기 위한 소방 장비들이 더욱 좋아졌으면 한다. 아직까지 영화 '타워'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한번 추천 해 주고싶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현실과, 소방관들의 현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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