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의 제목을 보았을 때, '목넘이'에서 '목'의 뜻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책을 읽고 보니, 그 목은 서북간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지나야할 길목이란 뜻이었다.
이 때에 사람들이 서북간도로 갔던 이유는 일제치하여서 한반도에서 먹고 살기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목넘이 마을은 이주민들에게 쉼터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주민들은 우물에서 목을 축이고, 허기를 달래고, 부르튼 발도 물로 씻고, 우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도 했다.
처음에 나온 목넘이 마을의 배경을 보고, 서북간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떠돌이 개, 신둥이(흰둥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신둥이는 마을에 들어와 먹을 것을 찾고 다녔다. 마을에 있는 큰 동장과 작은 동장이 나오는데 그들은 신둥이를 보고 눈이 푸르게 빛난다는 이유만으로 미친개로 몰았다. 동장 형제는 자신의 개들이 신둥이와 어울려서 그 개들도 미친 개가 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잡아 먹었다. 마을 사람들도 신둥이를 미친 개라고 생각하고 다 함께 신둥이를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간난이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신둥이를 보고 미친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간난이 할아버지의 개인 누렁이는 신둥이와 어울렸어도 아무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간난이 할아버지가 신둥이의 눈빛을 보고, 새파란 불이 나오는 것은 신둥이 뱃속의 새끼들이 함께 합쳐져서 나는 빛이라고 생각하고 신둥이를 잡을 수 있었지만 놓아주었다. 결국 신둥이는 산속에서 다섯마리의 새끼를 낳고, 간난이 할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신둥이'라는 개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리둥절 했다. 과연 '신둥이'를 무엇에 비유했을까? 또한 마을 사람들과 동장 형제의 모습은 무엇을 나타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앞에 나온 시대적 배경을 통해 생각을 해낼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였으므로 탄압받는 우리나라 백성의 모습을 신둥이에 비유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마을사람들과 동장 형제가 신둥이에게 갖은 시련을 줘도 끝까지 헤쳐나가는 신둥이가 마치 서북간도로 이주를 갈 수밖에 없던 우리민족의 모습 같기도 했다.
또한 간난이 할아버지도 마을 사람들처럼 신둥이를 잡아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먹을 수 있었지만, 신둥이를 놓아주고, 신둥이 새끼들까지 몰래 보살펴준 모습으로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의 마지막 내용을 보면, 우습게도 마을사람들이 싫어하던 신둥이의 핏줄이 퍼진다. 목넘이 마을의 개들은 신둥의 자손들이다. 간난이 할아버지가 신둥이의 새끼들을 아무도 모르게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서 가능해진 일이다.
신둥이가 주인도 없고, 떠돌이 개라서 사람들은 신둥이를 더 미친개로 오해했을지 모른다. 간난이 할아버지처럼 작은 생명이지만, 함부로 죽이지 않는 모습은 마을사람들이나 동장 형제가 닮아야할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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