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이 책은 내가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선물로 사주셨다. 책은 ‘마당을 나온 암탉’ 이였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어보았다.
매일 알만 낳던 운명의 암탉 잎싹은 양계장을 탈출해, 나그네의 도움으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어느 날, 주인 없이 버려진 뽀얀 오리 알을 발견한 잎싹은 난생 처음 알을 품게 되고 드디어 알에서 깨어난 아기 오리 초록은 잎싹을 '엄마'로 여기게 된다.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이는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늪으로 여정을 떠난다. 그런데 초록이는 험난한 대자연 속에서 더 자유롭게 더 높이 날고 싶은 꿈을 꾸게 되고 꿈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초록이가 떠난 후 잎싹은 족제비의 새끼들을 보고 결국 자신을 희생하게 된다.
잎싹은 알을 낳으면서 털이 숭숭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잎싹 에게는 알을 품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다. 난용종 암탉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소망을 간직한 것 이였다. 처음에는 ‘잎싹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잎싹은 마당식구인 알을 낳는 암탉이 부러웠던 것이다. 잎싹은 알을 낳는 암탉들을 동경하게 되었다. 아마 잎싹의 꿈은 그렇게 시작 되었던 것 같다.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바람을 가슴에 간직하는 것,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하는 신비로운 힘이 바로 꿈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닭장에 갇힌 잎싹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래서 고통을 겪고 들판에서 족제비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난 잎싹의 죽음이 비참하지 않는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꿈을 간직하고 살아서 아름다워질 수 있었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이 아니라 내가 이루어 내는 기적, 그래서 꿈을 이룬 사람은 아름답고 자유로워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소망을 간직한 삶과 자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온 꿈에 얼마나 다가갔나 생각도 해보았다. 나는 꿈이 자주 바뀌었던 것 같다. 부모님께서는 꿈이 자주 바뀌는 건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는 뜻이라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지금 생각에는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꿈일망정 멋진 꿈을 간직할 것이고,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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