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여러 가지 자유를 누리고 있다. 헌법에 자유권이 명시되어 있어 우리는 신체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등의 여러 가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지금은 이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이것이 성립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생각을 약 300년 전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존 로크"라는 사람이다. 존 로크가 통치론을 쓰게 된 시기는 1688년에 영국에서 "명예 혁명"이 일어난 시기이다. 이 명예 혁명에서 가톨릭과 왕권신수설(왕이 곧 신이다)를 주장하던 제임스 2세를 왕위에서 쫒아내었다. 로크는 그 다음 해인 1689년에 <통치론>을 발간하였다. 나는 명예혁명은 알고 있었지만 "존 로크"라는 사람과 <통치론>은 처음 들어 보았다. 그래서 더 흥미가 생겼다.
통치론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권은 왕권신수설을 비판하는 내용이며, 2권은 시민정부의 기원의 정당성과 목적 등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는 제2논문만 번역되어 있다. 왜냐하면 1권은 주로 왕권신수설을 비판하고 로크의 주장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모두 제2권의 내용을 인용하였다.
로크는 자연상태의 "공포"에 외해 어쩔 수 없이 정부가 성립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 정부가 성립되었다고 말한다. 로크는 인간의 자율성을 매우 강조한다. 인간은 왕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닌,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질 줄 아는 이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또 땅은 모든 인간의 공유물이라고 하고, 또 모든 개인들의 사적 소유권을 주장한다. 약간 말이 안 맞는 것 같지만 로크는 사적 재산이 각자의 "노동"을 통해 소유권이 주어진다는 것으로 설명한다. 일을 하면 재산이 들어온다는 것은 오늘날 자본주의의 기초이다. 로크의 생각은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아주 당연한 것이 되었다.
나는 로크처럼 이런 생각을 하고, 그것을 책으로 낸 사람들 덕분에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성립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금은 아무리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여도 먼 훗날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믿음을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계속 밀고 나가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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