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과연 무엇이며,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 모든 학생들의 궁금증일 것이다. 영어는 꼬부랑 글씨같아만 보이고, 국어는 우리나라 말인데 왜 궂이 배워야 할까 싶고, 수학은 머리 터질 듯이 복잡하고. 더하기 빼기만 알면 될 거 같은데 미적분과 로그함수까지는 알아야 하고. 많은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공부라고 하면 로봇처럼 대답한다. "아이고 귀찮아라."
내게 있어 공부란, 축복이 아닐까 싶다. 나를 무언가 일깨워 준 축복. 어두운 밤 길의 가로등같은 존재이다. 나는 단순히 수학, 영어,국어, 사회, 도덕 이런 종류의 과목들만을 "공부" 라고 통칭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단지 통로일 뿐이니까. 그 통로들을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그 통로들을 지나면 내가 더더욱 일깨워지니까, 너무나도 행복하다.
공교육 시스템의 짜여진 수업 시간표를 접하기 이전부터, 나에게 공부라는 것은 시작되었던 듯 하다. 비단 나뿐 아니라, 모든 또래 아이들이 그렇다. 이것은 조기교육의 명분을 쓴 강제적 공부가 아니다. 스스로가 어떤 상황을 접하고, 그 궁금증을 풀어내고,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것들이 다 공부이니까. 모든 아이들은 태어날 때 부터 호기심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것이 시시때때로 사고를 일으키더라도, 좌충우돌하더라도 아이들은 행복하다. 왜냐, 무언가를 더 알게 되었으니까.
예를 하나 들어보고자 한다. 세 살 배기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저 그릇이 탁자 아래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 지 너무나도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용케 의자위로 올라가서, 이유식이 가득 담긴 그릇을 고사리 손으로 툭, 건드린다. 모든 이들이 다 알듯이, 접시는 와장창 깨지고, 이유식은 흩뿌려진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 일을 통해, 접시를 탁자 위에서 건드리면 깨질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사실을 배운 것이 아닐까. 이처럼 사소한 일 역시도 공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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